태백산 땅속에 쓰레기 '한가득'…40년 지나도 선명한 라면 봉지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2 16:44:45
  • -
  • +
  • 인쇄

▲태백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된 불법매립 쓰레기, 로고는 물론 제조일자까지 선명하다.(사진=태백산국립공원)

태백산 땅속에서 40년이 지나도 원형 그대로인 플라스틱·비닐 쓰레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국립공원공단 태백산국립공원은 지난 7월 30일 주민 신고를 접수해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반재 주변 땅속에 묻혀 있는 라면·과자 봉지, 음료수병, 폐비닐 등 쓰레기를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쓰레기는 가로 5m·세로 5m·깊이 1m되는 구덩이에 묻혀있었고, 매립량은 2~3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반재는 태백산 주요 탐방로 중 하나인 당골광장에서 정상 천제단의 중간 지점이자 당골광장과 백단사의 갈림길이기 때문에 등산객들이 식사 또는 휴식 장소로 많이 이용한다.

▲발견된 불법 매립 쓰레기(사진=태백산국립공원)

일부 수거된 쓰레기는 제조연대가 주로 1980년대 중·후반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무단으로 매립됐던 쓰레기가 최근 내린 비 때문에 표토가 벗겨져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태백산국립공원 김상희 자원보전과장은 2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유동 인구가 많던 갈림길이라 국립공원 승격 전에 불법 상행위와 취사행위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쓰레기가 발견된 장소 이외에도 불법 매립 쓰레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태백산은 2016년 강원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했다.

심각한 건 쓰레기의 상태다. 40년동안 흙 속에 묻혀있었지만 전혀 썩지 않은 것이다. '제조연월일 1982'라고 적힌 라면 봉지까지 나왔다. 김 과장은 "수거된 쓰레기 중 제조연월일이 식별되는 포장재가 더러 있었다"며 "이를 보고 쓰레기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40년이 지나도 멀쩡한 쓰레기는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환경에 대한 시민의식이 낮았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앞으로 이런 쓰레기 무단투기 행보는 없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태백산국립공원은 추가적인 불법 매립 쓰레기 여부조사가 끝나는대로 환경단체·자원봉사자 등과 협력하여 대대적인 수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40년동안 쓰레기 더미가 묻혀있었던 곳 (사진=태백산국립공원)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기후/환경

+

껌은 '미세플라스틱 폭탄'...플라스틱 성분인데 규제 사각

껌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사람잡는 '칠레 연어'...항생제 범벅에 열악한 노동환경까지

칠레의 주요 수출품인 연어가 양식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

'청정호수'인줄 알았는데...50년간 미세플라스틱 쌓였다

인간의 접근이 거의 없어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인도의 호수에서 50년간 미세플라스틱이 차곡차곡 쌓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카사라고드와 마니팔 지

[날씨] 첫눈부터 10㎝ '펑펑'...한파에 빙판길 '조심'

올해 첫눈부터 최대 10㎝가 넘는 많은 눈이 쌓이겠다.3일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겠다. 이날 낮부터 밤 사이에는 충남 남부 내륙과

올해 모기 개체수 28%나 줄었다...이유는?

올해 우리나라 모기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28%나 줄었다. 원인은 모기도 견디기 힘들만큼 폭염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질병관리청은 모기 발생시

동남아 홍수·산사태로 1100여명 희생...원인은 '기후변화·난개발'

우기에 접어든 동남아시아가 역대급 폭우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현재까지 1100명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고, 앞으로 희생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