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석탄 손 안뗐어?…'기후금융' 눈감은 코리안리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9 10:46:56
  • -
  • +
  • 인쇄
전세계 탈석탄 넘어 탈석유· 탈가스 움직임
국내 보험사는 낙제…삼성화재도 동참 필요

세계 보험사들이 탈석탄을 넘어 탈석유·탈가스로 '기후 금융' 기조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탈석탄 선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석유와 가스에 아무런 제한 정책을 두지 않아 평가 순위가 하락했다.    

19일(현지시간) 보험사의 기후 대응 정책을 평가해 온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연대체인 '인슈어 아워 퓨처'(Insure Our Future, 이후 IoF)는 평가 보고서에서 국내 유일 평가 보험사인 삼성화재 순위가 지난해 17위에서 20위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탈석탄 선언조차 하지 않은 한국 유일의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에는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IoF는 올해 전세계 대부분의 대형 보험사가 신규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보험 인수(acceptance)를 철회할 정도로 탈석탄 기조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IoF에 따르면 2020년 23개였던 탈석탄 선언 보험사는 2021년에는 35개, 올해는 41개로 늘었다. 1차 보험 시장의 39.3%, 재보험 시장의 62.1% 점유율을 가진 보험사들이 탈석탄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국내 시민사회단체의 연대 네트워크인 석탄을 넘어서(Korea Beyond Coal)에 따르면 국내 11개 주요 손해보험사들 중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을 포함한 8개 주요 보험사들은 신규 석탄화력발전 건설 및 운영에 대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탈석탄' 선언에 동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건설 중인 강릉 안인 석탄화력발전소와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는 건설된다 하더라도, 운영 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IoF는 탈석탄 선언 보험사가 늘면서 석탄 회사의 보험료는 최대 20%나 올랐다고 밝혔다. 석탄 회사의 보험을 취급하는 회사가 줄면서 전에 비해 보험 적용 범위는 줄고, 보험료는 오른 것이다.

하지만 국내와 전세계 보험사들의 탈석탄 선언 흐름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의 유일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탈석탄 선언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세계 1위 재보험사 뮤닉 리(Munich Re), 2위 재보험사 스위스 리(Swiss Re), 알리안츠 등이 올해 석유와 가스 탐사 및 생산에 대한 보험까지 배제하는 정책을 새로 수립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개별 보험사의 탈화석연료 정책을 평가해 순위를 매긴 선라이즈 프로젝트 프로그램 디렉터 피터 보사드(Peter Bosshard)는 "기후위기는 신규 화석연료 사업이 추진되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외의 선도적인 재보험사들은 화석연료 사업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며 "코리안리도 전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하여 석탄은 물론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보험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수연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국내 주요 보험사들 대부분이 이미 신규 석탄 보험을 인수하지 않기로 한 발을 내디뎠음에도 코리안리는 아직 탈석탄 선언조차 하지 않았다"며 "코리안리는 국내 유일 재보험사로서 책임감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oF는 올해 세계 보험업계가 탈석탄뿐만 아니라 탈석유·탈가스에도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석유와 가스 관련 회사에 대한 보험 제공 제한 정책을 도입한 보험사는 지난해 3개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13개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스위스 리와 알리안츠는 신뢰성 있는 전환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 석유와 가스 회사에 대한 기존 보험 지원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석유와 가스에 아무런 제한 정책을 두지 않아 지난 평가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삼성화재는 국내 보험사로 유일하게 '스코어카드'에 포함되는 세계 30개 주요 보험사 가운데 올라 있는데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20위로 떨어졌다. 보샤드 프로그램 디렉터는 "삼성화재는 올해 일본의 비슷한 경쟁사인 솜포(Sompo-15위), 도쿄 해상(Tokio Marine-16위) 등에 비해 뒤처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기후위기로 유발된 자연재해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보험사 뮤닉 리는 자연 재해로 인한 세계 손실 총액이 2019년 1660억달러(약 236조원)에서 지난해 2800억달러(약 398조원)로 늘었다고 추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호주 봄날씨 실화냐?...한낮 기온이 46℃ '지글지글'

호주 북부지역이 봄철인 10월에 40℃를 웃도는 폭염을 겪고 있다.호주 기상청(BoM)은 북부 지역인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의 일부 지역이 올해 가장 더운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