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회장 단 이재용…취임식 없이 법정 간 이유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0-27 16: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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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룹 총수로 경영 진두지휘
대외여건 악화도 고려…행보주목
▲삼성전자 회장직에 오른 이재용(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27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0년 만이다. 이미 그룹 총수로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삼성 회장' 타이틀을 달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재용 삼성 시대가 시작됐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과 심각한 경기침체, 대외여건 악화 등 이 회장 앞에 놓인 과제가 많다.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31.4%나 급감했고, 순이익 역시 23.6% 줄었다.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메모리 시황 약세로 4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에 내주게 됐다. 이에 기업의 수장으로서의 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앞으로 '뉴삼성'을 이끌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일도 시급하다.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니 향후 이 회장 행보가 관심이다.

갈수록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S인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이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 강화, '4세 경영 포기' 선언 이후 주목되고 있는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구체적 전환, 지배구조 변화 등 경영상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10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현장 방문한 이재용 당시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공식화되면서 반도체 초격차 경영과 미래 먹거리 투자 등을 통한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복권 후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이자 한국 경제의 성장판인 반도체부터 챙기며 본격적으로 초격차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첫 공식 행보로 지난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연구개발) 기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기공식에서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5일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는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양성해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조직문화 혁신 의지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직급 통폐합 등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를 통한 조기 승진 기회와 과감한 발탁 승진 확대 △평가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새로운 인사제도 개편은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회장 승진 안건이 의결된 이후 별다른 메시지나 취임식 없이 당초 예정대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오전 재판을 마치고 나온 후 기자들의 질문에 이 회장은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며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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