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이라더니 알고보니 독성주스…집단소송 직면한 코카콜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1-20 17:17:23
  • -
  • +
  • 인쇄
오렌지주스에 안전기준 수백배 초과한 PFAS 검출
소송 제기한 남성 "속임수로 소비자에게 피해줬다"

코카콜라가 독성 화학물질이 함유된 심플리오렌지주스(Simply Orange Juice)를 천연식품이라고 속여 판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했다.

19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과거 '심플리오렌지주스'를 구입했던 뉴욕에 사는 한 남성이 코카콜라와 코카콜라의 자회사 심플리오렌지주스 주식회사를 상대로 허위 및 기만적인 광고를 게재한 책임을 물어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코카콜라의 심플리오렌지주스에서 검출된 독성 화학물질은 바로 과불화 화합물(PFAS)이다. PFAS 중에서도 위험성이 가장 큰 PFOA와 PFOS가 검출됐고, 이 함량이 미 환경보호청(EPA)이 규정한 식수 안전기준을 수 백배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PFAS'는 물과 얼룩, 열에 잘 견디도록 만드는 데 사용되는 약 1만2000개의 합성화학물질로, 자연분해가 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도 불린다. 플라스틱 용기나 방수용 의류, 방수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PFAS는 암, 태아 합병증, 간 질환, 신장질환, 자가면역질환 및 기타 심각한 건강문제를 유발한다.

PFOA·PFOS는 과거 미국에서 수십 년간 사용되다 대부분 단계적으로 금지됐지만 여전히 미국의 환경을 계속 오염시키고 있다. 지난해 EPA는 식수에 함유된 두 화합물에 노출될 경우 사실상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한 바 있다.

소송을 제기한 남성은 성분에 대한 진실을 알았다면 제품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천연주스라고 홍보해서 PFAS같은 인공 화학물질이 없는 줄 알고 속아서 구입했다는 사실을 소장을 통해 밝혔다. 이 남성은 소장에서 코카콜라가 속임수로 자신뿐만 아니라 소비자 전체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심플리주스를 만드는 코카콜라측이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교묘하고 의도적으로 제품에 문구를 기재했다는 입장이다. '여과수'라고 하면 보통 소비자들은 부수적인 화학물질이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다고 믿게 되는데 이런 문구를 제품에 버젓이 써놨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제3자를 통한 검사에서는 제품에서 PFAS가 검출됐다는 주장이다.

학계나 EPA의 실험에서는 PFAS 오염식품의 위험성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다는 연구가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에서 식품 내 PFAS 관련 규제가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국(FDA)은 비판을 받고 있다. 톰 넬트너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 화학정책책임자는 "FDA가 PFAS 규제마련을 미룰수록 이같은 소송이 증가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환경보호기금은 FDA가 PFAS 관련 조치를 강화하도록 압박하는 비영리단체다.

PFAS가 어떤 경로로 해당 제품에 함유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넬트너 책임자는 만약 화학물질을 의도적으로 제품에 첨가했을 경우 그 수치가 훨씬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제품의 순수성을 내세워 마케팅한다면 그만큼 자사 제품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