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해수면 상승에 세계인구 10분의 1 위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15 12:07:43
  • -
  • +
  • 인쇄
"런던·뉴욕도 위험"…기후난민 경고
1.5℃ 억제해도 해수면 2~3m 상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조만간 '성서규모의 대규모 강제이주'가 시작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해수면 상승의 국제 평화 안보에 대한 함의'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후위기로 지난 한세기 바다의 수온은 1만1000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고, 해수면 상승은 3000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런던부터 로스앤젤레스, 방콕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인구의 10분의 1을 향한 위기가 급물살을 타고 덮쳐오고 있고, 몇몇 국가는 파도에 삼켜져 소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50년까지 기온 상승폭을 1.5℃로 억제하더라도 해수면 상승은 계속해서 진행되면서 향후 2000년간 2~3m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온이 2℃ 오르면 바다 수온은 그보다 2배 이상 오르면서 해수면은 6m 상승하고, 5℃ 오르면 최고 22m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각국의 현행 탄소저감 목표대로면 기온은 2.4℃ 오를 전망이고, 2100년 해수면은 50cm 상승한다는 게 WMO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세계 어느 대륙에 위치하더라도, 또 대도시라고 하더라도 연안지역 항구도시들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방글라데시, 중국, 인도, 네덜란드가 대표적인 고위험군에 속한다. 도시별로 살펴보면 카이로, 라고스, 마푸토, 방콕, 다카, 자카르타, 뭄바이, 상하이, 코펜하겐, 런던, 로스앤젤레스, 뉴욕,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티아고 등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해안 저지대에 거주하며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어온 사람들은 약 9억명에 달한다. 해수면 상승이 일부 취약국에는 '사형선고'가 될 것이라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구약시대 출애굽기처럼 탈출 행렬이 이어지면서 "성서에서 볼 법한 규모의 이재민이 대거 발생할 것"이라며 "식수난이 심각해지고, 토지와 자원을 두고 벌이는 싸움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어 당장 기후위기 대응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전세계가 곧 '생사의 생존투쟁'에 휘말릴 것이라면서 특히 세계 20대 부국들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데 앞장서면서도 충분한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무대응으로 인한 업보가 결국 선진국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례로 그는 "사람들의 집이 없어진다고 해서 인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이는 국제난민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유엔 국제법위원회는 기후위기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기후난민'의 법적 지위를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다. 2020년 유엔 인권위원회는 기후위기로 발생한 기후난민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행위는 국제법에 어긋난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이날 안보리 공개토의에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안보리 공개토의에서 "기후변화와 글로벌 평화·안보의 연관성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며 "안보리가 과학자나 지역 기구, 유엔 소속 기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은 올해 태평양 도서국들과 처음으로 다자회의를 주최하는 한편, 탄소 절감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도 늘리고 있다. 황 대사는 "한국은 삼면이 바다에 접해 있기 때문에 태평양 도서국들의 우려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