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쏙쏙'...국내 연구진 '스마트 면역세포' 시스템 개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02 09: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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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빅데이터로 CAR 논리회로 구축방법론 개발
스마트 면역세포기술은 '차세대 면역항암 치료법'
▲최정균 KAIST 교수
국내 연구진이 암 치료물질이 암세포만 파괴할 수 있도록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별해낼 수 있는 '스마트 면역세포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최정균 교수와 의과학대학원 박종은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스마트 면역세포를 통한 암 치료의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기술은 키메라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가 논리회로를 통해 작동하게 함으로써 정확하게 암세포만 공략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면역항암 치료법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이번 연구는 분당차병원 안희정 교수와 가톨릭의대 이혜옥 교수가 공동연구로 참여했다.

최정균 교수 연구팀은 수백만개의 세포에 대한 유전자 발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이용해 종양세포와 정상세포간의 유전자 발현 양상 차이를 논리회로 기반으로 찾아낼 수 있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방법론으로 찾아진 논리회로를 장착한 CAR 면역세포는 마치 컴퓨터처럼 암과 정상세포를 구별해 작동함으로써 부작용없이 암세포만 정확하게 공략하는 것이 가능하다.

최근의 암 연구에서 가장 많은 시도와 진전이 있었던 분야는 바로 면역항암치료다. 암환자가 갖고 있는 면역체계를 활용해 암을 극복하는 이 치료 분야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면역관문억제제 및 암백신과 더불어 세포치료 또한 해당된다. 특히 키메라 항원 수용체를 장착한 CAR-T 혹은 CAR-NK라고 하는 면역세포들은 암항원을 인식해 암세포를 직접 파괴할 수 있다.

▲CAR-T 세포치료제의 제작 및 투여과정과 CAR를 이용한 암세포 특이적 이중타깃 모식도 (자료=카이스트)

CAR 세포치료는 현재 혈액암에서의 성공을 시작으로 고형암으로 그 적용범위를 넓히고자 하는 중인데, 혈액암과 달리 고형암에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인 암 살상 능력을 보유하는 CAR 세포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한 단계 진보된 CAR 엔지니어링 기술, 즉 AND, OR, NOT과 같은 컴퓨터 연산 논리회로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공략할 수 있는 스마트 면역세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연구진은 세포 단위에서 정확히 암세포들에서만 발현하는 유전자들을 발굴하기 위해 대규모 암 및 정상 단일세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어서 연구진은 암세포들과 정상세포들을 가장 잘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 조합을 검색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특히 이 알고리즘은 모든 유전자 조합에 대한 세포 단위 시뮬레이션을 통해 암세포만을 특이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논리회로를 찾아내는데 사용됐다. 이 방법론으로 찾아진 논리회로를 장착한 CAR 면역세포는 마치 컴퓨터처럼 암과 정상 세포를 구별해 작동함으로써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도 항암치료의 효과는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1저자인 권준하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이전에 시도된 적이 없는 방법론을 제시했는데, 특히 주목할 점은 수백만개의 개별 암세포 및 정상세포들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CAR 세포용 회로들을 찾아낸 과정ˮ이라며 "인공지능과 컴퓨터 논리회로를 면역세포 엔지니어링에 적용하는 획기적인 기술로서 혈액암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CAR 세포치료가 고형암으로 확대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 원천기술개발사업-차세대응용오믹스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2월 16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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