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가 그대로 '콸콸'...나일강 삼각주 중금속 범벅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4 08:30:02
  • -
  • +
  • 인쇄
강 상류댐이 흐름 방해해 퇴적물에 독소 쌓여
나일강 오염으로 이집트 인구 6000만명 위험

사하라의 독특한 생태 서식지였던 나일강이 지구상 최대 오염지역 중 하나로 전락했다.

미국 USC비터비공과대학 연구팀의 최근 연구자료에 따르면 수십 년간의 열악한 환경 및 물 관리로 인해 나일강 삼각주 지역이 오염되면서 수천만 명의 거주민과 철새들이 수인성 오염물질에 노출되고 있다.

중금속 오염 및 해안 침식, 해수 침입이 나일강 삼각주를 위협하면서 이집트 인구 6000만명이 위험에 처했다. 게다가 나일강 삼각주는 동아프리카를 따라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중요한 중간 기착지다. 철새들이 해당 지역에 머무는동안 오염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이 나일강 삼각주의 두 지점에서 퇴적물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카드뮴, 니켈, 크롬, 구리, 납, 아연 등 중금속에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주로 처리되지 않은 농업 배수와 도시·산업 폐수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폐수에 함유된 중금속은 유기 오염물질과 달리 처리를 거치지 않고 배출하면 강바닥에 영구 축적된다.

더욱이 나일강 댐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중금속 축적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강 상류에 건설된 댐이 강의 흐름을 방해해 바닥 퇴적물에 독소가 쌓이게 만든다.

이같은 영향은 나일강 하류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이집트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이집트는 유일한 식수 및 관개용 수원으로서 강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데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물 예산 적자가 가장 심각하다. 이에 수십 년째 감소중인 수자원을 폐수 재사용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지금까지도 연구되지 않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에삼 헤기(Essam Heggy) USC비터비 수자원연구센터 교수는 "중금속으로 오염된 뉴저지주 크기의 지역에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 인구를 합친 만큼의 인구가 살고 있다"며 "7000년 이상 아름다운 수경에서 번창한 문명은 오늘날 돌이킬 수 없는 대규모 환경파괴라는 현실에 직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Abotalib Z. Abotalib) USC비터비공대 연구원은 "물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인구가 1억명을 넘으며 급속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당국은 미처리 농업용수를 재사용해 식량 공급을 확보할지 아니면 나일강의 건강을 보존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졌다"고 했다.

연구팀은 "중금속 오염의 상당 부분은 돌이킬 수 없지만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보존방안이 환경 파괴를 늦추고 나일강 삼각주 생태계를 회복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헤기 박사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향후 건강한 나일강 유지에 공통된 관심을 가진 나일강 유역 국가간 대화 및 협력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지구물리학회(AGU) 학술지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에 발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