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바닷새까지 '꿀꺽'...인도양 섬을 점령한 외래종 생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2 11: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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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언섬, 대규모 '생쥐박멸작전' 진행

인도양 매리언 섬(Marion Island)에서 대대적인 생쥐 박멸 작전이 진행된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2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와 버드라이프 남아프리카(BirdLife South Africa)가 협력해 매리언 섬 쥐 박멸 프로젝트인 '마우스프리매리언(Mouse-Free Marion)'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외래종 생쥐가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섬에 서식하는 바닷새 및 야생생물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19세기 물개사냥꾼에 의해 우연히 섬에 들어온 생쥐는 지난 30년간 섬의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에서 번성하며 무척추동물과 식물, 새끼새와 심지어 땅이나 굴 속에 둥지를 트는 바닷새 성체까지 잡아먹었다.

케이프타운에서 남동쪽으로 2200km 떨어진 남극의 무인도인 매리언 섬에는 펭귄 4종과 전세계 나그네알바트로스 1/4을 포함해 28종의 바닷새 수백만 마리가 살고 있다. 생쥐에 대해 조치하지 않을 경우 이들 바닷새 중 알바트로스를 비롯한 18종이 섬에서 멸종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키스 스프링어(Keith Springer) 마우스프리매리언 운영관리자는 "매리언 섬의 바닷새는 아남극 지역의 기능 및 건강과 연결된 지역 바닷새 군집의 구성원"이라 설명하며 이번 보존 개입의 가치가 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그네알바트로스. 매리언 섬에는 전세계 나그네알바트로스의 1/4이 서식하고 있다.(사진=위키백과)

마우스프리매리언은 2025년 겨울에 헬리콥터 함대를 이용해 섬 전역에 설치류 살충제 미끼를 퍼뜨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RSPB 및 기타 환경보호단체의 지원을 받아 쥐 박멸을 목표로 한 비영리회사를 설립했다.

이는 사우스조지아와 같은 큰 섬들에서도 설치류를 퇴치하는데 성공해 유일하게 효과가 입증됐다. 2018년 남대서양 사우스조지아에서는 10년에 걸친 쥐 박멸 프로젝트가 성공해 바닷새 개체수를 되살린 선례가 있다.

외래종 박멸은 섬 생태계를 복원하고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인간을 따라 들어온 설치류, 고양이, 여우의 확산은 지역 고유종이 멸종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다만 접근이 어렵고 험준한 섬에서의 퇴치 작업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대서양 고 섬의 대규모 쥐 박멸 작전도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크 D 앤더슨(Mark D Anderson) 버드라이트 사우스아프리카 CEO는 "매리언 섬 쥐 박멸은 그곳에 사는 수백만 마리의 새들뿐만 아니라 이 중요한 남극 섬 생태계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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