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상승에 공급망 차질...英기업가 48% "기후변화로 사업타격"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6 15:08:17
  • -
  • +
  • 인쇄
홍수로 공장침수·물류 중단 피해 잇달아
사업장 이전하고 수익모델 변경하기도


영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의 절반가량이 기후변화로 사업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답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대형보험사 아서J갤러거앤코(AJG)가 영국의 기업 최고경영자(CEO)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8%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고,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CEO의 52%가 '극단적인 기상현상으로 사업수행 능력 자체가 타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설문에 응답한 CEO들은 "사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기후변화는 이미 리스크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응답자의 75%는 앞으로 10년간 기후위기로 인해 사업에 미칠 영향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또 응답자의 3분의 2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최대 2℃ 이내로 억제하는 파리기후협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사업 자체가 '중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로 빚어진 기상이변 가운데 사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홍수와 폭염으로 지목됐다. '홍수와 폭염으로 물류 및 생산중단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2%에 달했다. 아울러 전기요금 상승 등으로 인한 운영비용 증가(47%), 이상기후로 인한 공급망 중단 (39%), 공장 침수 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물질적 피해(35%)가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기후위기로 가장 큰 압박을 받는 업종은 서비스업 및 관광업(57%), 은행 및 금융업(53%), 소매업(50%) 등 주로 3차 산업에 포진돼 있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로 사업장을 이전한 기업은 15%, 수익모델 자체를 변경한 기업은 16%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업 가운데 30%는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10만~50만파운드(약 1억6600만~8억3000만원)를 투입했고, 10%는 100만파운드(16억6000만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대개 탄소배출량 감소 정책(44%), 보험 가입(32%), 탄소중립 목표 설정(32%) 등의 대응전략을 수립했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종이 사용량 줄이기, 자동 및 LED조명 설치, 재생에너지 사용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응답 기업들 가운데 53%는 여전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분의 1가량은 조치를 취했지만 실패했다. 56%의 기업은 향후 2년간 기후위기 대응 예산을 지출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나 14%는 예산 초과를 우려했다.

AJG는 기업들이 향후 더욱 빈번해질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에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했다.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은 기업의 23%가 해당 피해에 대한 보험을 청구한 상태지만, 현행 보험정책의 보장범위로 피해금액을 충당할 수 있었다고 답한 CEO는 38%에 불과했다.

이에 응답자의 51%는 '정부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오롯이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은 16%에 불과했다.

AJG 닐 호지슨 리스크관리 이사는 "기후변화는 기업에 분명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영국 정부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2050년 넷제로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전체 기업의 절반으로부터 부정적 영향이 보고되는 것을 보면 수세에 몰린 상황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기후/환경

+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