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강해지는 태풍...괌 강타할 '마와르'도 수퍼태풍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4 17:36:34
  • -
  • +
  • 인쇄

기후변화로 태풍의 위력이 강해지면서 그 피해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현재 태평양의 휴양지 괌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태풍 '마와르'(MAWAR)는 중심 기압이 930헥토파스칼(hPa)로 매우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시속 180km에 달하는 바람과 함께 괌 인근으로 접근하고 있어, 현지는 초비상 상태다. 

미국 기상청은 현지시간으로 24일 정오쯤 태풍이 괌 남부를 강타할 수 있다고 예보했다. 마와르가 초강력 태풍인만큼 20년만에 괌에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비상선언'까지 내렸다.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는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해안 저지대에 거주하는 주민 15만여명에게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괌 주민들은 생필품을 비축하고 창문을 단단히 고정하는 등 태풍 상륙에 대비하고 있다.

당초 우리나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됐던 마와르는 괌을 강타한 이후 필리핀 동쪽 해상을 향해 이동하다가 27일부터 서북서진하면서 마닐라 북동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마와르'처럼 태풍들이 이동하면서 위력이 점점 강해져 수퍼태풍으로 돌변하는 원인은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목했다. 지구 기온과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허리케인과 태풍을 포함한 열대성 사이클론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도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17년 미국 텍사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는 홍수 피해를 입혔다. 당시 수일동안 내린 비로 인해 강우량이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일본에 상륙한 태풍 '하기비스'는 예년의 다른 태풍에 비해 최소 40억달러의 추가피해가 발생했다. 모두 기후변화가 태풍의 피해를 더 키웠다는 것이다.

해수면 상승도 태풍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19세기 이후 전세계 해수면은 20.32cm 상승해 해안지역을 위협하고 있고, 폭풍우에 따른 홍수 위험도 증가시키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폭풍이나 해일의 완충 역할을 하는 늪, 습지까지 물에 잠기고 있다. 미국 북동부 체사피크만 주변 지역사회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습지가 사라질 경우 폭풍으로 인한 침수지역이 4배 이상 늘고 피해금액이 80억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습지보호 가치를 연간 평균 제곱킬로미터당 180만달러로 매겼다. 습지가 더 많은 지역이 폭풍으로 인한 재산피해를 적게 입는다는 것이다.

온난화로 바다 자체가 뜨거워지는 것도 태풍의 위력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로 발생한 열의 약 90%가 바다에 흡수됐다고 계산했으며, 미국 메사추세츠주 우즈홀해양학연구소는 해수층의 가장 위층인 혼합층이 1901년 이후 약 1.5℃ 더 뜨거워졌다고 밝혔다.

대기와 해양의 온난화는 강한 바람을 일으키고 구름 양을 증가시켜 허리케인 성장을 촉진한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기후위기가 허리케인에 미치는 영향이 "불에 연료를 더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허리케인의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 한 연구는 지난 70년동안 허리케인의 속도가 10% 감소했다고 관측했다.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의 결과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허리케인이 느려지면서 해안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허리케인 '하비'는 소멸하는데 오랜시간 걸렸으며 그때까지 텍사스 걸프해안을 초토화시켰다. 그 결과 일부 지역은 1000mm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했다. 이 홍수로 주택 수천채가 파손되고 100여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밖에도 지난 4년간 루이지애나의 허리케인 '로라', 바하마의 허리케인 '도리안', 모잠비크의 열대 사이클론 '이다이', 필리핀의 태풍 '망쿳' 등 열대성 폭풍으로 세계 곳곳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다. 2017년에만 허리케인 하비, 이르마, 마리아가 텍사스,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를 초토화시켰으며 같은 해 사이클론 오키가 인도와 스리랑카를 강타해 9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도 태풍 피해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