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데이터로 폭풍과 산불 예방에 적용가능
번개를 관측해 폭풍을 예보하는 인공위성 '메테오샛'(MeteoSat)이 가동을 시작했다.
3일(현지시간)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 '유멧샛'(EumetSat)은 지난해 12월 발사한 3세대 기상관측위성 '메테오샛'이 첫 관측사진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메테오샛은 적도 상공 3만6000km 정지궤도에서 지구상의 번개활동을 관측한다.
메테오샛에 부착된 카메라는 1초당 1000개의 사진을 찍으면서 0.6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만에 사라지는 번개도 잡아낸다. 메테오샛에 탑재된 이런 4개의 카메라는 각각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아시아, 남아메리카를 내려다보면서 구름-땅 방전, 구름간 방전, 구름 내 방전을 통해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번개를 관측한다.
메테오샛은 미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016년 발사한 기상관측위성에 비해 성능이 월등하다는 평가다. 해상도가 더 정밀한 것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의 분석 알고리즘은 번개와 직접 관련이 없는 관측자료를 배제하고 사진을 전송하기 때문에 전송 데이터 양이 1000분의 1로 줄었다.
번개활동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일은 앞으로 중요성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기후위기로 폭풍의 빈도와 강도가 날로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폭풍은 발생전에 구름 내의 급작스러운 번개활동의 변화를 동반한다. 전체 번개활동의 90%가 흔히 지상에서 보여지는 구름-땅 방전인 낙뢰가 아닌, 구름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위성을 통해 미리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매년 수천명이 낙뢰로 숨지고 있고, 상당한 재산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지난 40년간 유럽에서만 낙뢰로 약 500억유로(약 71조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앞으로 이같은 피해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유멧샛의 설명이다.
유멧샛은 메테오샛이 보내온 데이터가 다방면에서 활용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번개활동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면 보다 안전한 장거리 비행 항공노선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낙뢰로 인한 산불 발생도 예방할 수 있다. 게다가 번개는 공기중 질소를 질산염으로 바꿔 땅속에 스며들도록 하는 방식으로 매년 10억톤가량의 '자연비료'를 생성하기 때문에 농업 측면에서도 참고할 만한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필 에반스 유멧샛 사무총장은 "메테오샛이 보내온 데이터를 통해 기상예보관들에게 추가적인 자신감을 부여할 수 있게 됐다"며 "무엇보다 대형 폭풍의 발생과정이 추적 가능해지면서 관계당국과 지역사회에 더 긴 대처시간을 확보하도록 해 생명과 생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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