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발묶인 시중은행...하반기 기업대출로 위기 돌파?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6 08:00:03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로부터 '이자놀이 하지말라'는 지적을 받은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에서 줄어든 이자수익을 상쇄하기 위해 올 하반기 기업대출 시장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 기업대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앞서 은행들은 지난달말 진행한 실적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기업금융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컨퍼런스콜에서 기업대출 부분을 연간 6~7%대의 여신 성장을 도모하고 우량자산 위주로 성장기조를 유지할 계획을 밝혔다. 또 중소 법인 고객 기반을 강화하고, 소호 쪽은 업종과 지역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정빈 신한은행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는 마진관리와 함께 건전성 관점에서 다소 보수적 기준으로 자산성장을 관리했기 때문에 기업대출 성장이 다소 미진한 상황이었다"며 "하반기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업대출 시장에서의 자산 성장을 추진할 계획, 생산적인 자금 지원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선제적으로 6일부터 수도권에 적용되던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지난달 16일 수도권 주담대 8∼9월 실행분 신청을 마감하는 등 가계대출 총량 감축에 나섰다. 전반적인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대출과 투자 등 생산적 금융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CFO도 "전체적으로 자산 리밸런싱을 추진하면서도 신성장 기업이나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은행들이 하반기 전략을 기업금융에 초점을 맞춘 배경에는 새 정부가 가계대출이 아닌 '생산적 금융'으로의 자금 전환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내 금융기관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 이자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콕 집어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전통적인 영업방식을 벗어나 생산적 분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이같은 요구는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올 상반기 도합 10조원이 넘는 순익을 기록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가계대출 중심의 이자수익인 것으로 확인된 점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29조738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조1159억원(1.11%)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이 20조6998억원(2.8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 기업대출을 늘리기 위해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을 확대할 경우 건전성 관련 지표가 하락하는 점이 부담되는 지점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밸류업의 핵심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높이려면 위험가중자산(RWA) 비중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대출은 RWA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5월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0.77%로 전월 대비 0.09%포인트(p) 올랐다. 이 중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95%로 0.12% 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정부 의도에 맞춰 기업 금융을 확대하기 위해선 선제적으로 기업대출에 적용되는 RWA 가중치 하향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Z세대, 기업 ESG활동에 민감...67% "비싸도 ESG 실천기업 제품 구매"

Z세대는 개인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이른바 '미닝아웃(가치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ESG 경

네이버, 유럽 AI커머스 발판 마련...스페인 '왈라팝' 경영권 인수

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 70.5%를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에 인수하기로 5일 결정함에 따라 유럽의 AI 커머스 거점을 확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기후/환경

+

'폭염↔폭우' 교차하는 이상기후...원인은 '해수온 상승탓'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이달 3일 광주와 전남, 경남 등 우리

"숲가꾸기 정책 개선해야"…전문가들 산림정책 전환 '한목소리'

국회에서 열린 산림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금처럼 운영되는 숲가꾸기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산불피해지원

이미 25% 증발...유네스코유산 '허드섬 빙하' 사라질 위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된 허드섬의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이미 25%가 녹아내렸다.4일(현지시간) 호주 모나시대학의 남극환경미래확보(SAEF) 연구

주거지·학교 인근서 유해가스 '뿜뿜'...불법배출 업체 10곳 적발

주거지와 학교 인근에서 유해가스를 불법 배출한 업체들이 적발됐다.경기도는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8일까지 도장·인쇄업체 210개를 대상으로 유

올 7월 한반도 평균기온 27.1℃...'역대 두번째로 더웠다'

우리나라의 올 7월은 2018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더웠다.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7월 전국 평균기온은 27.1℃로 나타났다. '20세기 최악의 더위'가 나타난

[날씨] '폭염과 폭우' 급변하는 날씨...6일 120㎜ 폭우 예보

5일 낮기온이 36℃까지 치솟는 폭염이었다가 수요일인 6일은 최대 120㎜의 폭우가 퍼붓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를 보이겠다.고온다습한 남풍의 유입으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