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에 칼빼든 EU...2026년부터 제품에 '친환경' 표시금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9-21 14:33:29
  • -
  • +
  • 인쇄
EU 친환경 제품 광고 전면 금지 법안 합의
탄소중립·공정경쟁 저해...입증된 제품만 승인

유럽연합(EU)이 '그린워싱'을 뿌리뽑기 위해 오는 2026년부터 소비자제품의 포장라벨에서 친환경 광고표기를 모조리 금지하는 초강수를 둘 예정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EU집행위원회 주도로 모인 유럽의회 및 EU회원국 협상대표들은 '자연친화적', '생분해성', '에코', '녹색', '에너지효율' 등 친환경을 표방하는 제품광고를 전면금지하는 법안에 합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려면 오는 11월 유럽의회의 공식표결을 거쳐야 하지만, 이는 의례적인 절차로 당장 2년뒤인 2026년부터 시행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2020년 EU집행위 조사에 따르면 EU내 친환경 광고의 53.3%가 '모호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을 담았고, 40%는 아예 '입증되지 않은' 사실무근의 주장을 기재했다. 이에 EU집행위는 역내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과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저해한다는 판단 하에 일괄적으로 친환경 주장을 담은 광고를 퇴출시키고, 새롭게 강화된 환경기준에 따라 광고 내용이 입증된 기업에만 승인을 내주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티셔츠', '탄소상쇄 배송', '30% 재생플라스틱 원료 투입' 등 광고문구가 구체적이더라도 표시가 금지된다. 제품에 친환경 문구를 하려면 제3자 독립검증을 거쳐 과학적인 근거가 뒷받침돼야만 한다. 제품 생산과 실제로 관련이 있는 환경영향을 나타내야 하고, 직접적인 탄소저감이 아닌 나무를 심는 등 간접적인 대안인 탄소상쇄는 아예 배제됐다. EU 역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230여개 친환경 인증마크들 역시 EU 차원이나 역내 회원국 차원에서 도입된 사례를 제외하고 퇴출될 예정이다.

우르술라 파츨 유럽소비자연맹(BEUC) 부국장은 "아직까지 탄소중립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될 수 없어 과학적으로 틀린 말"이라며 "'탄소중립 치즈', '탄소중립 페트병', '탄소중립 항공', '탄소중립 은행계좌' 등 모두 그린워싱으로 사용이 금지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한편 TV, 세탁기, 가전제품 등 주요 제품의 '수리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 자원을 아끼고, 제품수명을 기재하도록 하는 조항도 추가될 예정이다. 빌랴나 보르잔 유럽의회 의원은 "EU 역내 소비자의 60%가 2년간 보증기간이 보장돼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며 "라벨을 통해 소비자들이 품질보증에 대한 정보도 더 쉽게 확인하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신제윤...대표이사 전영현 선임

신제윤 사외이사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또 전영현 부회장이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삼성전자는 19일 '제56기 정기 주주총회' 직

화학·시멘트·반도체...고배출산업 '탄소감축 기술' 공동개발

화학산업, 시멘트산업, 반도체산업 등 고배출 산업군이 모여 기후테크를 연구개발하기 위한 협의체를 출범시킨다.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9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글로벌 경영' 관심도 1위에 뽑혀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 수장들 가운데 하나금융의 함영주 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가장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

美기업들 너도나도 '기후변화' 지우기…트럼프發 '그린허싱' 확산

월마트와 하인즈 등 다수의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기후정책에 발맞춰 홈페이지에서 기후변화나 친환경과 관련된 내용을

서울시, 버려지던 바이오가스로 8500가구에 에너지공급

서울시가 버려지던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을 이어간다.서울시는 지난 5일 예스코와 '중랑물재생센터 바이오가스 공급 및 수

대기업 ESG위원회 '유명무실'...회의도 안건도 '요식행위'

ESG경영이 본격화된지 4년이 지났지만, 국내 대기업 가운데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아직도 절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설치된 ESG

기후/환경

+

온난화로 점점 건조해지는 대기..."호흡기 질환자 증가할 것"

기후변화로 점점 건조해지는 대기는 기도에 탈수와 염증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도에 염증이 발생하면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COP30 최고경영자 "기후대응 강화하지 않으면 전쟁 증가할 것"

다가오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의 최고경영자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더 많은 전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18일

기후 마지노선 1.5℃ 뚫렸다...지난해 1.55℃까지 상승

가장 뜨거웠던 한해였던 2024년을 거치면서 지구 평균기온은 약 1.55℃까지 올랐다. 이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 평균기온 임계치로 설정했던 1.5℃

호주 해변가를 뒤덮은 수상한 거품...물고기들도 떼죽음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남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웨이트핑가와 파슨스 해변은 수상한 거품으로 가득 차 있다. 이 거품 때문에 인근의 해양생물들이 집단

한은의 경고..."기후대응 안하면 2100년 금융손실 46조"

국내 금융권에서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2100년에 이르러 금융권 누적손실이 46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한국은행은 18일 금융

'반중·反환경' 트럼프 고립될라...英-中, 기후회담으로 밀착행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탈퇴하는데 이어 각종 환경규제를 철회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중국이 기후협력에 나서면서 반(反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