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민간금융, 기후악화 사업에 年 7조불 투자 "친환경의 140배"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1 12:09:47
  • -
  • +
  • 인쇄
UNEP '자연을 위한 금융현황' 보고서 발표
▲보고서 표지(출처=UNEP 홈페이지)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각종 사업에 매년 7조달러가 투자되고 있다. 이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7%에 달하는 금액이다.

국제연합(UN) 산하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9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발표한 '자연을 위한 금융 현황'(State of Finance for Nature)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투자가 기후위기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민간금융 규모가 연간 5조달러로, 이는 민간금융이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연간 350억달러보다 140배 많다. 보고서는 "이 가운데 건설업, 전력발전·송신업, 부동산, 석유 및 가스, 식품 및 담배 사업의 투자액이 기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에 대한 투자규모가 전체 경제 투자액의 16%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정부 보조금도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데 한몫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환경에 유해한 농업과 화석연료, 어업, 임업 등 4개 부문에서 지출된 정부 보조금은 약 1조7000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화석연료 소매 보조금은 2021년 5630억 달러에서 2022년 1조1630억 달러로 1년 사이에 2배 늘었다. 이에 UNEP는 "COP28에서 각국 정상들은 화석연료와 농업 분야에서 환경적으로 유해한 보조금을 개혁하고 용도를 변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 니키 마르다스(Niki Mardas) 글로벌 캐노피(Global Canopy) 총괄이사는 "이번 보고서는 지금처럼 비즈니스를 계속하는 것이 지구에 얼마나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전환하고 특히 자연파괴에 대한 자금 조달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주요 분야에서 규제 압력이 강화되는 등 규정이 촘촘해지고 있지만, 기업과 금융기관은 각종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친화적인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후위기 악화 투자 분야별 인포그래픽(출처=UNEP 홈페이지)


화석연료 투자에 자금을 쏟아붓는데 비해 친환경 투자액은 지난해 겨우 2000억달러를 넘었다.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사업에 투자된 금액의 30분의 1 수준이다. 2000억달러 가운데 정부가 82%에 달하는 1650억달러를 부담했고, 민간은 전체 투자액의 18%에 불과한 350억달러를 투자하는데 그쳤다. 보고서는 "친환경 금융과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금융의 투자금액 차이는 심각하다"며 "이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토지 황폐화 등으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잉거 앤더슨(Inger Andersen) UNEP 사무총장은 "자연을 기반으로 한 투자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며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수치를 뒤집어야 하고, 특히 원주민과 같은 토지의 진정한 관리자가 주요 수혜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녹색투자금이 늘어나야 한다. 보고서는 "리우협약과 국제 생물다양성 조약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재정 투자가 2030년 연간 5420억달러, 2050년에 7370억달러로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공공과 민간 모두 녹색사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면서 "공공 자금이 주축이 되겠지만 민간금융 또한 33%까지 비중을 늘릴 여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이에 요헨 플라스바스(Jochen Flasbarth) 독일 국무장관은 "광범위한 자연파괴는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지구 한계를 넘어서는 방향으로 우리를 몰아가고 있다"며 "지속가능 투자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토지 황폐화라는 상호연결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가시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전략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수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에게도 큰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가령 지속가능한 토지관리에 대한 투자 기회는 2050년까지 4배 증가할 수 있고 생태계 보호사업의 경우 생태계 기능과 회복력을 강화해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녹색투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7조달러의 투자 관행을 해소되지 않으면 기후목표 달성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UNEP는 "금융부문과 기업은 자연에 기반한 투자를 늘릴 뿐만 아니라 투자금을 전환해 자연에 긍정적인 결과를 촉진해야 한다"며 "정부 정책도 이를 뒷받침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UNEP는 "식량, 채굴, 부동산, 인프라 등의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힘입어, 자연 기반 투자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기회는 기후위기에 투자하는 것과 수익성이 맞먹을 뿐만 아니라, 영향력 있는 변화를 위한 중추적인 순간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탄소중립 핵심목표 미루더니...英 HSBC도 '넷제로연합' 탈퇴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가 은행권의 기후목표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잇

[친환경 기업] 샴푸바의 시작 '러쉬'..."환경파괴해 수확한 원료 안쓰죠"

"러쉬의 모든 활동은 브랜드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이다."러쉬코리아의 박원정 윤리이사(에틱스 디렉터)의 말이다. 에틱스 디렉터는 세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기후/환경

+

감사원 "온실가스 감축 안하면 2080년 폭염사망 30배...정부, 대응해야"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기후보건 영향평가'가 미래 예측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이 예산 부족 등을

"2035 NDC, 청년·여성 등 기후위기 당사자 목소리 반영해야"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과정에서 청년·여성 등 기후위기 당사자의 참여와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전문가 중

올 상반기 배출가스 차량 8만대 환경부 '리콜' 대상

환경부가 2025년 상반기 결함시정(리콜) 승인 현황을 집계한 결과, 5개 자동차 제작·수입사에서 51차종 8만 2537대의 차량에 대해 의무적 결함시정을

李대통령 이어 환경장관 후보자도..."연내 탈플라스틱 로드맵 마련"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도 연내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김성환 장관 후보자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

석탄재 투기로 식수·바다 몽땅 오염...한전 석탄발전소에 필리핀 지역민 '분통'

한국전력공사가 필리핀에서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호흡기 질환과 어획량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기후

기후변화로 커지는 작물...당 함량 높지만 영양소는 부족해져

기후변화로 이산화탄소가 높으면 작물이 크게 자라면서 당함량은 높아지지만 영양성분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농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