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 말로만 '기후대응'...화석연료 기업의 반기후정책 '방관'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2-28 14:50:09
  • -
  • +
  • 인쇄
▲보고서 표지(출처=리클레임 파이낸스)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던 블랙록과 JP모건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화석연료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화석연료 확대계획을 적극 지지하는 '그린워싱'을 일삼았다는 지적이다.

기후금융 비정부기구 리클레임 파이낸스(Reclaim Financ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30개 자산운용사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75개 화석연료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화석연료 확대계획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산운용사들은 기후행동 100+ 투자자 연합에 가입하는 등 그동안 "기후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혀왔던 터라, 이번 결과를 두고 '전형적인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자산운용사들은 2023년 주주총회에서 화석연료 기업들을 기후문제에 참여시키기 위해 매우 제한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며 "의결권 대리행사에서도 구체적인 기후행동보다 겉으로 보이는 지표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자산운용사들은 기업들의 반기후정책에 대해 방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경영진의 일상적인 의결권 행사가 기업의 전략과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지렛대임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기업을 기후행동에 참여시키려는 자산운용사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30개 자산운용사들의 기후 투표 목록(출처=리클레임 파이낸스)


이처럼 자산운용사들이 기후행동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화석연료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는 기후관련 안건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23년 화석연료 기업들의 주주총회에 제출된 기후관련 주주제안 중 9%만 승인됐으며, 장기적인 기후전략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 화석연료 기업은 토탈에너지과 쉘(Shell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아문디(Amundi), BNP파리바 자산운용(BNP Paribas Asset Management), UBS자산운용( UBS Asset Management) 등 몇몇 자산운용사는 기후관련 안건에 대한 투표에 일관성 없는 접근방식을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조사대상 30개의 자산운용사 가운데 11곳은 이사를 선임할 때도 기후관련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한 자산운용사들의 찬성비율은 78%로, 선임된 이사 가운데 반기후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 화석연료 기업에게 기후리스크를 재무제표에 반영할 것을 요구한 자산운용사는 단 3곳에 불과했다. 화석연료 기업들의 자산은 좌초위험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반영하는 곳이 없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