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9 개최국 아제르바이잔...석유·가스 생산확대에 '빈축'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1-09 15:42:46
  • -
  • +
  • 인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올 11월 개최되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개최국인 아제르바이잔의 화석연료 연간 생산량이 10년 후 지금보다 30%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반빈곤 비정부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의 가스 생산량은 올해 약 370억입방미터(37bn cubic metres)에서 2033년 490억입방미터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0년 사이에 32.4% 증가하는 것이다. 이 기간동안 매년 가스 생산량을 약 120억입방미터씩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은 아제르바이잔의 화석연료 생산량은 현재 생산하고 있는 가스량과 개발승인된 매장량, 탐사됐지만 아직 개발허가를 받지않은 매장량 등을 토대로 했다. 시추를 통해 아직 입증되지 않은 가스 매장량은 이번 분석에서 제외시켰다.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에 세계 최대 가스전 중 하나인 샤 데니즈(Shah Deniz)를 소유하고 있다. 이 가스전에서 향후 10년간 총 4110억입방미터의 가스를 추출할 계획이다. 이는 총 7억8100만톤의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게 되는데, 이는 영국의 연간 탄소배출량의 2배가 넘는 수치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번 분석에서 잠재적인 생산량과 천연가스 채굴시 부산물로 생산되는 가스 콘덴세이트의 생산량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이 수치까지 모두 포함하면 아제르바이잔의 화석연료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화석연료 확대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최근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2027년까지 유럽 가스 수출을 2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향해 자신있게 나아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러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이 힘들어지면서, 아제르바이잔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게다가 아제르바이잔은 화석연료 수익금으로 분쟁지역에 군사침략을 획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이 소유하고 BP가 운영하는 석유·가스전에서 나온 자금이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인을 침공하는데 쓰였다는 것이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해당 석유·가스전에서 나온 수익은 2020년 이후 아제르바이잔 군사비 지출의 약 4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제르바이잔은 COP29 의장으로 화석연료기업에서 고위직을 거친 무크타르 바바예프(Mukhtar Babayev) 아제르바이잔 생태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COP28에 이어 또다시 화석연료 관계자가 기후총회를 주관하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도미닉 이글턴(Dominic Eagleton) 글로벌 위트니스 이사는 "기후붕괴를 향해 달려가는 지금, 우리는 석유 대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가스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의 손에 우리의 미래를 맡기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며 "세계를 석유와 가스에 계속 묶어두려는 국가가 아닌 진정한 기후리더들이 기후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두나무 인수한 네이버...AI와 블록체인 앞세워 '글로벌 금융' 노린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가 네이버 품에 안기면서 20조원 규모의 금융플랫폼이 탄생했다. 26일 네이버와 두나무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

'비상경영' 롯데 인적쇄신...부회장 전원 용퇴에 CEO 20명 '물갈이'

롯데그룹이 부회장단 전원 교체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롯데그룹은 2026년 임원인사에서 9

롯데케미칼-현대케미칼, 석화공장 합친다...울산과 여수도 통폐합 속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이 합쳐진다. 지난 8월 20일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이후 첫번째 구조조정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우리銀, 사회적경제기업 10곳 선정…최대 2000만원 지원

우리은행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해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임팩트 챌린지' 공모를 시작했다.우리은행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우

위생행주·인조잔디까지...CJ제일제당, PHA 적용제품 확대

CJ제일제당이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CJ제일제당은 PHA를 적용한 '빨아쓰는 생분해 위생행주', '생분

기후/환경

+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2.5°C' 상승한 우즈베키스탄…극심한 가뭄에 이미 위기상태

우즈베키스탄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C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물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태평양 참치에서 검출된 '수은' 오염경로 추적해봤더니...

참치 등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해양어류 몸속에 수은이 어떻게 축적되는지 그 경로가 밝혀졌다.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연구팀과 한국

알프스·안데스·히말라야가 위험하다...기후변화로 곳곳이 '흔들'

험준한 산악지대로 유명한 히말라야를 비롯해 알프스, 안데스산맥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온과 강수패턴 변화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있다. 25일(현지시

폭염에 열받은 젖소들...우유 생산량 줄고 있다

젖소들이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25일(현지시간) 푸드앤와인(Food & Wi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