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억만장자 250여명..."제발 부유세 부과해주세요" 자청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8 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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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생태적 위험으로 불평등 '임계치'
디즈니·록펠러 상속자 등 WEF에 공개서한
▲독일의 거대 화학그룹 바스프(BASF) 상속자 마를렌 엥겔호른이 다보스포럼에서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


전세계 250명 이상의 억만장자들이 '부유세' 부과를 자청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이들은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에 모인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자랑스러운 지불'(Proud to Pay)이라는 제목의 이 공개서한에는 디즈니 상속자인 애비게일 디즈니와 록펠러 가문의 발레리 록펠러, 할리우드 유명배우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사이먼 페그, 배우 브라이언 콕스 등 17개국 갑부들이 서명했다.

자신들을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소개한 이들은 "우리가 3년동안 요청해온 간단한 질문, 즉 '막대한 부에 언제 세금을 부과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답이 없어 놀랐다"며 "불평등이 임계점에 이르렀고, 경제·사회·생태적 위험이 날로 심각해지는만큼 지금 행동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이 시기에도 205명에 이르는 억만장자들이 유사한 내용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들은 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자신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우리의 생활수준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도, 우리 자녀들을 부족하게 만들지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도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극단적이고 비생산적인 개인의 부를 우리 공동의 민주주의적 미래를 위한 투자로 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콕스는 "억만장자들은 막대한 부를 휘두르며 정치적 권력과 영향력을 키우고 있고, 동시에 민주주의와 세계 경제를 훼손하고 있다"며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CNBC는 전했다.

애비게일 디즈니도 성명에서 "오늘날 대중은 전세계적으로 강화하는 포퓰리즘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이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에게 용기를 발휘해 자신들의 막대한 부에 세금을 부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지난 15일 다보스포럼 개막에 맞춰 '불평등주식회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간 세계 5대 부자의 자산이 갑절로 증가했다. 또 이같은 추세면 10년내 사상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가 탄생하겠지만, 빈곤은 229년간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공개서한과 함께 공개된 설문조사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 다수가 자기 재산에 대한 증세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4%가 생활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공공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세금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 58%는 1000만달러(134억원) 이상의 재산 보유자에 대한 2%의 부유세 도입을 지지했으며, 응답자 54%는 과도한 부의 집중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 설문조사는 주택을 제외하고 100만달러(13억4000만원) 이상의 투자 자산을 보유한 주요 20개국(G20) 2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미국의 진보적 부호단체 '애국적 백만장자들'의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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