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배터리 충전량 '뚝뚝'...밤사이 방전되는 테슬라 '애물단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9 11:46:38
  • -
  • +
  • 인쇄
美 250만명 전기차주들 '불안증' 시달려
주행거리 짧아지고 충전시간 오래걸리고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를 충전중인 시민 (사진=연합뉴스/AP)


북극발 한파로 인해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자동차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배터리는 한파에 빨리 방전되는 등 전기차 성능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CNBC는 최근 미국에 강한 추위가 몰아닥치면서 미국내 250만명 전기자동차 차주들이 '주행거리 불안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행거리 불안증'은 전기차의 배터리가 방전되는 것에 대한 공포증이다.

전기차는 영하 6℃에서 주행거리가 10~12% 감소한다. 배터리 내부 전해질용액이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난방을 위해 공조시스템도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주행거리 감소율은 41%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체감온도가 영하 34℃까지 내려간 시카고에서는 테슬라가 방전·견인되는 사태가 속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카고의 전기차 충전소들은 배터리 방전과 서로 대치하는 운전자들, 거리 밖으로 이어진 긴 줄로 인해 절망의 현장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테슬라 운전자 조셜린 리베라는 "평소같으면 30분 충전하면 440㎞ 거리를 갈 수 있지만, 밤사이에 추위로 배터리의 3분의 1이 방전됐다"며 "오전에 충전소에 갔더니 차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고, 평소보다 충전시간도 오래 걸려 수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기줄에서 기다리다가 방전된 차량을 여럿 봤다"며 "아마 대기줄에서 주행거리가 80㎞ 정도 남아있었다면 충전을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파는 전기차 충전기의 효율도 떨어뜨린다. 배터리는 온도가 낮아질수록 전자 이동이 느려지기 때문에 충전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한파로 난방수요가 치솟으면 전력망 자체가 불안정해져 대규모 정전사태를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16일(현지시간) 오리건주에서 약 10만가구, 텍사스주에서 2만8000가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1만1000가구, 미시간주에서 1만가구 등이 정전 사태를 겪었다. 정전이 되는 지역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수는 없다. 

한파로 인한 전기차 성능저하는 차량호출 서비스업 종사자에겐 생계 위협이다. 시카고의 우버 운전자 마커스 캠벨은 "잠을 자야 할 때는 밖에서 차를 충전하고 차 안에서 잠이 든다"며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파로 전기차 주행거리가 짧아지면서 충전소에서 몇시간씩 차례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근무시간은 늘어나고, 수입은 줄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후회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시카고로 이사온 엔지니어 닉 세티는 "혹독한 날씨에서 테슬라를 소유하는 심경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았다"며 "올겨울을 견뎌보고 테슬라를 계속 소유할지 고민해봐야겠다"고 말했다.

한파가 닥친 북유럽에 비해 미국에서 유독 전기차 충전사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미비한 충전 인프라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보다 평균기온이 훨씬 낮은 북유럽 국가들은 전기차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지만 이같은 상황을 겪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르웨이는 전체 차량 4대 중 1대꼴로 전기차인데,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충전기 설치를 늘리면서 겨울에 충전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완화했다. 또 노르웨이에서는 전기차 소유자의 거의 90%가 주택에 개인 충전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추위에 대비해 충전량을 20% 이상 유지하고, 출발하는 순간부터 최대 효율로 작동하도록 하는 '출발 예약'(Scheduled Departure) 기능을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기후/환경

+

북극곰 온난화로 위협받자…생존 위해 'DNA' 바꾼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이 위협받는 북극곰의 유전자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됐다.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기온이 오를수록 그

동남아 해상풍력 중심지로 급부상...글로벌 기업들 몰린다

동남아시아가 해상풍력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환경 정책

日 아오모리 앞바다 또 6.7 지진...불안감 커지는 열도

일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또다시 규모 6.7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전 11시44분쯤 규모 6.7로 추정되는 지진이

탄소감축해도 경제성장...세계 각국 '탈탄소 성장' 가시화 뚜렷

경제규모가 커졌지만 탄소배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른바 '탈탄소 성장'이 몇몇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탄소배출이 비례적으로 늘

[주말날씨] 눈구름대가 몰려온다...토요일 전국에 '눈비'

북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12일 아침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동해안을 중심으로 내리던 눈이 13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이번 주말에는 많은

[날씨] 무거운 눈이 '펑펑'...이번에 '습설'이 닥친다

첫눈에 폭설로 시작한데 이어, 이번 주말에는 많은 양의 '습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다. 습설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무거운 눈이어서 많은 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