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0년만에 최악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2주 사이에 연달아 닥친 겨울폭풍으로 사망자가 110명까지 불어나고, 정전사태로 난방을 하지 못하는 가구가 수만가구에 달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른바 '폭탄 저기압(bomb cyclone)'이 미 전역을 덮치면서 한파와 폭설, 대규모 정전 등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2주 넘게 이어진 눈폭풍·한파로 인해 미 전역에서 110명이 넘게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 동부에서는 약 1억5000만명이 한파에 노출된 상태고, 남부에서도 체감온도가 영하권까지 떨어졌다.
좀처럼 0℃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남부 플로리다주 기온은 1989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플로리다주 북서부 팬핸들은 -6℃, 남부지역도 -1℃에 머물렀다. 데이토나비치는 -5℃, 멜버른 -4℃, 베로비치 -3℃ 등 곳곳에서 최저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마이애미는 약 2℃를 기록하며 2010년 이후 가장 추운 아침을 맞이했다. 탬파베이 지역에서는 1977년 이후 처음으로 눈이 내렸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일대에는 최대 30cm에 달하는 눈이 쌓이며 역대 5위 안에 들었다. 조시 스타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빙판길 교통사고가 1000건 이상 발생해 주말 사이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미시시피와 테네시주에서는 지난주 눈폭풍으로 1일 기준 8만7000가구, 플로리다주에서 8000가구 이상이 여전히 정전 상태다. 미시시피주 북부는 -21℃까지 떨어졌다. 지역 관계자들은 "1994년 이후 최악의 겨울폭풍"이라고 입을 모았다. 민간 기상업체 아큐웨더는 일부 지역에서 2010년, 1989년, 1977년, 1966년 이후 최저기온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항공편 운항도 크게 차질을 빚고 있다. 항공 추적업체 플라이트어웨어 집계 결과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2800편 이상이 결항됐고 1일에도 1800편이 취소됐다. 폭설과 결빙으로 도로와 전력망이 동시에 타격을 입으면서 구조·복구 작업에도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나무 위에 있던 이구아나가 추위에 마비된 채 떨어지는 현상도 발생했다. 플로리다 어류·야생동물보호위원회(FWC)는 시민들에게 발견된 이구아나를 기관에 인계해 달라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한시적으로 사냥허가 없이도 추위에 기절한 녹색이구아나를 포획·운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FWC는 "녹색이구아나는 외래종으로 환경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지속적인 저온이 파충류와 양서류를 일시적으로 마비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눈폭풍은 북극발 공기가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직격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일부 지역에서 한파와 강풍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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