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정에너지 증가 불구 탄소배출량 급증... 왜?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2-22 14:14:34
  • -
  • +
  • 인쇄

중국의 청정·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전력소비량과 석탄발전량이 청정에너지 증가폭을 웃돌아 기후목표 달성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꾸준히 늘리는 한편 석탄발전도 계속 승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핀란드 대기오염 연구기관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총 에너지소비량은 5.7% 증가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에너지 수요가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앞지른 것이다. 중국 GDP는 지난해 5.2% 성장했다.

중국은 지난해 엄청난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은 2022년에 전세계가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과 맞먹는 양을 설치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청정에너지 성장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되레 늘어나는 상황에 직면에 한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GDP는 이전에 비해 매우 둔화된 모습"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중국경제는 에너지 집약산업에 집중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늘었다"고 분석했다.

2021년~2023년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평균 3.8%씩 늘었다. 이는 2016년~2020년까지 연평균 0.9% 증가한 것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라 2025년까지 비화석 에너지원 비중을 20%로 늘리고 경제의 탄소집약도를 18%까지 낮춰야 한다. 탄소집약도는 1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몇 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건설과 제조부문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전반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보고서는 "중국은 최근 경제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높은 탄소집약도 때문에 파리협정에 따른 목표의 상당부분을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2025년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에서 6%까지 줄여야 한다.

보고서 주 저자인 라우리 밀리비르타(Lauri Myllyvirta) CREA 수석분석가는 "코로나19 기간동안 중국 정부는 건설과 제조부문에 보조금을 투입하면서 경기를 부양했기 때문에 탄소집약적인 방향으로 성장패턴이 전환됐다"며 "이 시기에 많은 나라들이 가계부양책에 힘을 쏟으면서 소비재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산 제품의 대량생산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20년 이후 지금까지 탄소집약도를 5% 감축하는데 그쳤다. 이에 보고서는 "중국이 기후목표를 달성하려면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면서 "비화석 에너지원을 통한 청정에너지 생산량을 매년 11% 이상 늘려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중국의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은 2023년에 14억5000만킬로와트(kW)를 돌파했다. 그러나 CREA는 "지난해 중국은 전년의 104기가와트(GW)에서 10GW 증가한 114GW의 석탄발전을 승인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전세계 석탄 배출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4%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내 석탄발전 승인이 늘어난데는 중국 정부의 석탄규제 시점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21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30년부터는 신규 석탄발전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 발언 직후 신규 석탄발전의 승인은 급격히 증가했다. 석탄발전은 2020년에서 2023년 사이 증가한 중국 발전량의 절반을 차지했을 정도다. 2030년 석탄규제가 시작되기전까지 석탄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긴 사업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이에 밀리비르타 분석가는 "2021년 시진핑 주석이 규제공약을 발표한 이후 석탄 소비증가와 신규 석탄발전소 승인이 크게 가속화된 것은 공약과 모순되는 것"이라며 "중국은 향후 석탄발전을 줄이기를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지난해 ESG경영활동 5.5조 사회적 가치창출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ESG 경영활동이 약 5조5359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발간한 '2024 ESG 임팩트 보고서'를

LG화학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 개최

LG화학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LG 시스템에어컨, 플라스틱 사용 줄여 탄소배출 저감

LG전자가 시스템에어컨 제조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공법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저감한다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TÜV Rhei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기후/환경

+

제주 '은갈치' 사라지나?…온난화에 어획량 3분의 1로 '뚝'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제주 은갈치 어획량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18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 대표 특산 어종인

"韓 화석연료 비중 60%...못 벗어나는 이유"-英 가디언의 진단

한국이 전력생산의 6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이유가 철강과 조선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전력시장의 독점 구조와 재생에너

이미선 신임 기상청장 "기후위기 대응 허브가 돼야"

이미선 신임 기상청장은 취임일성으로 "기상청이 과학기반 기후위기 대응 허브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18일 밝혔다.전날 임명된 이 청장은 이재명

[영상] 폭염·강풍이 키운 '산불'…스페인·포르투갈 1주일째 '활활'

1주일전 스페인과 포르투칼에서 발생한 산불이 45℃에 달하는 폭염과 강풍을 타고 계속 번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