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지구 자전속도 느려져..."시간까지 영향미친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8 13:09:10
  • -
  • +
  • 인쇄
극지방 녹아 적도 바닷물 늘고, 대륙은 솟아올라
자전축 영향에 세계시 보정하는 '윤초' 3년 미뤄져


기후위기가 지구의 자전속도를 느려지게 만들어 시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UCSD) 지구 및 행성물리학 연구소의 덩컨 애그뉴 교수는 최근 기후위기가 '윤초'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극지방 얼음이 녹으면서 자전축에 영향을 미쳐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초'는 지구의 자전주기인 천문시와 세슘 동위원소 진동수를 기준으로 한 원자시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보정하는 시간을 말한다. 지구의 자전주기는 달의 위치에 따른 중력의 영향, 해류의 순환, 내핵의 이동 등에 의한 변수로 자전축이 흔들리면서 조금씩 느려진다.

지구 자전속도와 원자시의 차이가 벌어질수록 위성항법서비스(GPS) 등 정밀한 시차를 계산해야 하는 분야에서 문제가 생기고, 전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불편이 생길 수 있다. 이에 1972년 도입된 윤초는 지금껏 27차례 적용됐다. 자전이 느려져 원자시와 자전주기의 차이가 0.9초 이상 벌어질 때마다 1초씩 더한 값이 세계협정시(UTC)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전세계는 사상 처음으로 윤초를 적용할 때 1초를 덜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2년에 한번꼴로 더해지던 윤초가 2016년 이후 8년째 더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내핵의 움직임이 잦아들면서 기존 내핵의 움직임에 대한 관성을 외부 지각이 이어받았고, 이에 따라 지구의 자전속도가 느려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내핵의 변동에 대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2026년 '음의 윤초'가 적용될 전망이었지만, 애그뉴 교수는 이를 2029년까지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기후위기가 자전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극지방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생겨난 막대한 양의 빙하 용융수는 적도로 향하게 되고, 얼음 압력이 사라진 자리에 대륙이 솟아오르면서 지구는 타원형 구에서 점차 완벽한 구에 가까워지고 있다. 구형에 가까워질수록 자전속도는 느려지게 된다.

그렇다 해도 수년에 고작 1초 차이지만, 이처럼 시간 예측에 있어 변동성이 더해지면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례로 주식거래 처리시스템은 1000분의 1초까지의 정확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컴퓨터 운영체제(OS)들은 대부분 표준시를 더할 수는 있지만, 뺄 수는 없도록 설정돼 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을 재설정하거나 잠재적 오류를 예상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그뉴 교수는 "극지방 얼음이 너무 많이 녹아서 측정 가능할 정도로 지구의 자전주기에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은 인간이 지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27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그룹, 국내 김 전문기업 '성경식품' 100% 인수

삼천리그룹이 국내 대표 김 전문기업인 '성경식품'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지도표 성경김'으로도 널리 알려

쿠팡 "자체조사 아니다...정부 지시 따른 공조 수사"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셀프조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쿠팡이 "자체조사 아니다"면서 "정부 지시에 따른 공조수사였다"고 반박했다.쿠팡은 26일 입장

"니들이 왜 조사해?"…쿠팡 '셀프조사'에 시민 반응 '싸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외부로 정보가 전송된 정황이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론이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26일 온라인 커

쿠팡 '셀프조사' 발표에 뿔난 정부...제재강도 더 세지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자를 특정했으며 유출정보가 외부로 전송된 정황은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정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한 쿠

기부하면 금리 'UP'...하나은행 '행운기부런 적금' 한정판매

하나은행은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ESG 특화 금융상품 '행운기부런 적금'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이 적금은 하나은행과 한국맥도날드의 생활금융

현대차·기아, 탄소감축 목표 SBTi 승인...英 전기차 보조금 요건충족

현대차·기아는 지난 4일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단계로서의 온실가스 배출감축 계획에 대한

기후/환경

+

"탈탄소화 빨라졌다"…올해 에너지전환 투자규모 2.2조달러

올해 전세계 에너지전환 투자규모가 약 2조2000억달러(약 3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막대한 자금이 청정에너지로 투자되면서 전세계 탈탄소화

전자칠판부터 프라이팬까지...친환경 표시제품에 10종 추가

친환경 표시제품에 전자칠판과 프라이팬, 헤어드라이어 등 일상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10개 제품군이 추가됐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

2년만에 닥친 '대기의 강'...美캘리포니아 이틀간 '물폭탄'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가 '대기의 강' 현상으로 물난리를 겪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날 내린 폭우로 일부 지역에 돌발홍수가 발생

[주말날씨] 전국이 '냉동고'...칼바람에 체감온도 -20℃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여기에 바람까지 거세기 불어서 체감기온이 영하 20℃까지 뚝 떨어졌다. 올들어 가장 추운 이번 한파는 27일까지 이어지겠다.2

[ESG;스코어] 경기도 31개 시군...온실가스 감축 1위는 '의왕'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경기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감축한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의왕시'로 나타났다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