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집단휴진에 수술가동률 33.5% '뚝'...의료공백 현실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7 17:27:13
  • -
  • +
  • 인쇄
▲텅빈 서울대병원 병동 (사진=연합뉴스)


서울대병원 진료·수술 담당 500여명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다. 이에 정부는 진료거부를 방치한 병원을 경영난 해소를 위한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20개 임상과를 대상으로 휴진 참여 여부를 조사한 결과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교수 529명이 전면 휴진에 참여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진료 참여 교수 967명의 절반을 넘는 수다. 이로 인해 수술장 가동률은 62.7%에서 33.5%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의대 비대위는 "진료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병의원에서 진료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의 정규 외래진료와 정규 수술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휴진기간에도 진료가 꼭 필요한 중증·희귀질환자에 대한 진료는 이어가기 때문에 실제 진료 감소는 4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위원장 등 교수들과 만났지만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비대위가 △전공의 행정명령 취소 △대화·논의를 위한 협의체 구성 △의과대학 정원 조정 등은 의료계와 논의하기 등을 복지위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 증원, 전공의 처분 방침 등에 변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이미 복귀 전공의들에 대해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명확하게 여러번 약속했다"며 "(행정명령을)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들라는 말은 몇 번을 고심해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휴진에 돌입한 서울대병원은 일부 진료가 축소되면서 '의료공백'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응급·중증·희귀질환 환자 등은 애초에 휴진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대병원 대부분은 그대로 가동돼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교수들의 휴진에 발걸음을 돌리는 환자들이나 대기하는 환자도 없이 텅빈 일부 병동이 '의료공백'을 실감케 했다.

갑작스러운 진료 취소 등으로 환자들이 불안과 초조에 떠는 가운데, 환자단체와 보건의료 노동자 단체 등은 "환자를 정부 압박하는 도구로 사용한다"며 휴진에 나선 교수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종교계에서도 잇따라 호소문이 나오며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다만 양측이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같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이번주 예정된 집단 진료거부에 대비해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오늘부터 병원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 응급상황에 24시간 대비하는 순환당직제를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 등 광역 단위로 시행한다. 중증·응급질환별 순환당직제는 급성대동맥증후군과 12살 이하 소아 급성복부질환, 분만 등 산과 응급질환을 시작으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재생에너지 가짜뉴스 검증"…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 출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는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가 출범했다.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미디어허브는 18일 서울 종로

기상예보 어쩌려고?...美 백악관 "대기연구센터 해체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이다.17일(현지시간)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자신의 X(

기상청 "내년 9월부터 재생에너지 맞춤형 '햇빛·바람' 정보 제공"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을 위해 기상청이 내년 9월부터 일사량과 풍속 예측정보까지 제공한다. 기상청은 '과학 기반의 기후위기 대응, 국민 안전을 지

'전력배출계수' 1년마다 공표된다...2023년도 '0.4173톤' 확정

2023년 전력배출계수는 1메가와트시(MWh)당 0.4173톤(tCO2eq)으로 공표됐다.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월부터 '전력배출계수' 갱신 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150개국 참여한 '국제메탄서약'...메탄규제 국가 달랑 3곳

지난 2022년 전세계 150개국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하는 '국제메탄서약'을 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18일 본지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