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시간당 100㎜ '극한호우'…기후변화로 더 잦아진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22 16:28:02
  • -
  • +
  • 인쇄
100㎜ 넘는 호우 열흘동안 8차례 발생
강수량 폭발적인 증가원인은 '기온상승'
▲지난 17일 호우로 침수된 충남 당진(사진=연합뉴스)

시간당 100㎜가 넘는 '극한호우'가 쏟아지는 장맛비가 매년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약 한달간 1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 사례가 총 8차례 발생했다. 이같은 폭우는 최근 열흘 이내에 모두 발생했고, 경와 충남, 전라 등 서쪽지역에 집중됐다. 지난 1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1시간에 146㎜가 쏟아져 마을이 잠겼고, 지난 17일에는 경기도 파주와 인천시 강화 등의 하루 강수량이 300㎜가 넘었다.

기상청은 올해 전국을 덮친 집중호우의 직접적인 원인이 '저기압'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장마철 호우 강도는 저기압 발달 양상에 따라 달라지는데, 올해에는 중국과 몽골지역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매우 강하게 발달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과 부딪혀 많은 비를 뿌렸다는 것이다. 특히 거대한 저기압 끝쪽으로 약 200~300㎞ 크기의 중규모 저기압이 장마전선과 만나면서 수도권과 중부지방 국지성 호우를 유발했다.

특히 올해는 중국 내륙에 있던 수증기가 남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폭발적으로 유입되면서 예측 불가능한 날씨가 이어진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보니 100~2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극한호우가 올해는 빈번하게 발생했던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같은 '극한호우'가 매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극한호우'가 일상화된다는 관측이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지 교수는 22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 21세기 말에는 500년 빈도의 극한호우가 1년에 2~3번 한반도를 강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승지 교수연구팀이 기후모델인 CCLM 모델을 적용해 21세기 마지막 5년인 2095년~2100년 사이의 강수량을 예측해보니 시간당 120~180㎜에 이르는 호우가 총 13번은 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지난 2022년 8월 서울 강남 침수로 화제가 됐던 시간당 141㎜ 호우가 500년에 한번 있을 폭우로 기록됐는데, 이같은 극한호우가 1년에 2~3번꼴로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강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두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포화수증기량'의 증가다. 포화수증기량은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최대치의 수증기량으로, 기온이 1℃ 상승할 경우 포화수증기량은 7%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온이 오를수록 대기중 수증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므로, 탄소배출 증가로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면 포화수증량이 그만큼 증가한다.

실제로 지구 평균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까지 최근 13개월간 지구 평균기온은 매달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최근 12개월 평균 지구기온은 지구가 견딜 수 있는 임계온도인 1.5℃를 넘어선 1.6℃에 이른 상태다.

극한호우의 두번째 요인은 '강한 상승기류'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지표면 부근의 공기는 햇빛을 받아 따뜻해지면 상승하고, 이 빈공간에 극지방에서 하강한 차가운 공기가 메우면서 대기순환이 이뤄진다. 상승기류는 수증기를 품은 공기를 만나면 적란운이 형성되는데, 상승기류가 강할수록 짧은 시간에 적란운이 형성되기 때문에 국지성 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던 대기순환은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 대기 아래쪽에서 생성된 수증기는 위로 올라가 응결되는데 이 과정에서 열을 방출해 대기 상층의 온도를 높인다. 상층 대기압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약한 상승기류는 상층 대기를 뚫지 못하고 소멸되고, 강한 상승기류만 남게 된다.

민 교수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시간당 100㎜ 폭우는 굉장히 드물었다"면서 "그 사이에 지구 기온이 급격히 증가한 것도 아닌데 올해 강우 형태는 기온 상승으로 인한 수증기량 증가에 비해 변동폭이 더 컸다"고 말했다. 이어 "변수가 워낙 다양해서 현재 정확한 원인을 짚기 어렵다"면서 "다만 확실한 것은 지금 예측하고 있는 것보다 기후변화가 더 심하고 극한호우도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환경

+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