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불안으로 장맛비 '극과극'...충북·경북 '물폭탄' 피해집중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10 12:19:40
  • -
  • +
  • 인쇄
▲10일 새벽 충북 영동에 내린 비로 침수된 도로 내 차량 (사진=연합뉴스)


올들어 장맛비 구름대가 유달리 좁고 긴데다 대기불안정성까지 커지면서, 예측불가능하게 압축적으로 쏟아진 '물폭탄'이 충북·경북의 비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10일 중앙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습폭우로 전국 3072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고, 오전 6시 기준 1600여명이 귀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충북·경북 지역에서는 사망자 2명과 실종자 1명이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가 나올 정도로 피해가 컸다.

지난 6일부터 계속된 비로 충북 옥천과 경북 상주의 누적 강수량은 각각 268㎜ 와 275㎜ 에 달했다. 특히 지역 내에서도 강수량이 크게 다를 정도로 비가 압축적으로 내리면서 피해규모가 커졌다. 충북 옥천에서 옹벽이 무너져 1명이 숨지기 전날인 7일 강수량은 225.5㎜였지만, 같은 충북지역이더라도 노은, 영동, 제천은 75~83.5㎜ 의 비가 내리는 등 3배가량 차이가 났다.

지난 9일 경북 북부지역은 10㎜ 안팎의 적은 비가 내린 것과 달리, 내륙 지역에서는 100㎜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9일 대구 누적강수량은 163.4㎜, 영천 132㎜인데 비해, 안동과 2.4㎜ 의성은 11.8㎜로 같은 경북지역 내에서도 차이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는 올들어 통상 장마철 남단에 자리잡는 북태평양고기압 뿐 아니라, 북서쪽에 또다른 고기압이 만들어지면서 짓눌린 형태의 좁고 가느다란 정체전선이 형성된 탓이다.

게다가 대기불안정성도 커지면서 불규칙적인 저기압 발생하고 있어 기상예측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통상 저기압은 한반도 동해상에서만 발달했지만, 최근 중극측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짓눌린 고기압 사이로 더 많은 수증기를 불규칙적으로 끌어오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대구기상청은 9~10일 대구·경북에 30~80㎜ 비가 내리고, 경북 북부지역에 12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9일 당일에는 정반대로 대구와 경북 남부지역에 호우가 집중된다는 예보로 변경했다.

이같은 피해는 기후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앞으로 더 심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 경북 구미에는 시간당 강수량이 58.3㎜에 달하는 등 100년에 한번 닥치는 호우가 발생했다.

이날 중대본은 '호우 대처상황 점검 중대본회의'를 통해 △산사태 우려 지역 △급경사지 △반지하주택 △저지대 등 취약지역 인근에 사는 주민의 경우 야간이나 새벽처럼 취약 시간대 이전에 대피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하천변 산책로, 지하차도, 하상도로 등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 위험 기상예보시 선제적으로 통제할 것을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