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건물외벽 지그재그로 설계했더니...냉방없이 3℃ 내려갔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16 18:20:17
  • -
  • +
  • 인쇄


건물 외벽을 평면이 아닌 지그재그 모양으로 설계하기만 해도 건물온도를 최대 3℃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청치롱(Qilong Cheng)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건물 외벽을 평면 대신 지그재그로 바꾸기만 해도 온도가 일평균 2.3℃,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최대 3.1℃까지 내려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기존 복사냉각 기술이 주목하지 않았던 건물의 벽면에 대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태양빛으로 받은 열을 적외선 형태로 돌려보내 온도를 식히는 복사냉각 기술은 주로 지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지붕이나 옥상에 태양빛을 가장 잘 반사하는 흰색 도료를 바르는 방식이 있다. 하지만 흰색 도료는 태양빛은 반사하지만 적외선을 흡수하는 성질도 있기 때문에 건물 벽면에 바르면 지면에 반사된 적외선을 흡수하면서 건물의 온도를 되레 높일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건물 외벽을 45~90도 각도의 계단을 붙여놓은 듯한 모양으로 디자인해 하늘로 향한 윗면에는 태양빛을 반사하는 흰색 도료를 도포하고, 지면을 향한 아랫면에는 지면으로부터 방출되는 적외선을 반사하기 위한 금속재질의 필름을 도포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그리고 이 디자인의 냉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미국 뉴저지주 야외에서 1m 높이의 모형 건물 2채를 세워 온도 추이를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1채는 평면 벽으로 이뤄진 일반적인 모형, 또다른 1채는 연구팀이 고안한 지그재그 벽을 갖춘 건물이었다.

분석 결과, 지그재그 벽 모형 건물의 표면온도는 일평균 2.3℃가량 더 낮았다. 가장 더운 오후 1~2시에는 평면 벽으로 이뤄진 건물에 비해 최대 3.1℃까지 온도가 낮아졌다.

이같은 기술은 향후 온난화로 인한 지속적인 냉방수요 증가에 늘어나는 건물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건축물은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40%를 차지하고, 탄소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상당량이 에어컨 사용으로 발생하고, 2050년에 이르면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는 현재 수준의 2배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청치롱 박사후연구원은 "건물 내부의 경우 창문의 크기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2℃까지 낮아졌는데 이는 냉방 에너지를 4분의 1 줄이는 효과와 같다"며 "기존 건물도 골이 진 주름판재를 외벽에 덧대는 방식으로 개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넥서스'(Nexus) 9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