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9] 선진국 기후재원 분담금 3000억달러..."인플레는 고려안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7 12:47:18
  • -
  • +
  • 인쇄
▲지난 23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COP29에서 환경운동가들이 '북반구 선진국들 기후부채 당장 상환하라'며 시위하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합의된 연간 3000억달러의 선진국 기후재원 분담금이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가치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COP29에서 선진국들이 오는 2035년까지 매년 개발도상국의 기후대응에 30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금액은 2035년에 이르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재원가치가 약 2400억달러로 20%가량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15년간 미국의 연평균 물가상승률 2.38%를 적용한 것으로, 실제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약한 보편관세가 적용될 경우 미국의 물가상승에 불을 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진국 분담금의 가치는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 분담금 3000억달러 자체도 적다며 불만을 토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COP의장단에 의해 소집된 고위급 '기후재원에 대한 독립적인 고위전문가그룹'(IHLEG)은 지난 2022년 빈곤국들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35년까지 연간 2조4000억달러가 필요하고, 이 가운데 최소 1조달러는 선진국들의 해외원조에서 충당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이보다 7000억달러가 부족한 3000억달러만 내기로 합의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 2009년 덴마크에서 선진국들은 2020~2025년 연간 1000억달러의 기후재원을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이 목표액은 기한이 2년이나 지나 2022년에 모았다. 따라서 COP29에서 그나마 합의한 3000억달러 재원도 기안 내에 모을 수 있을지 믿을 수 없다는 게 개도국의 입장이다.

선진국들이 3000억달러를 제때 모은다고 해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돈의 가치가 계속 떨어진다. 이에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냈던 니콜라스 스턴 런던정경대(LSE) 교수를 비롯해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은 2주간 진행된 COP29의 첫째주부터 선진국 분담금에 인플레이션에 따른 조정치를 반영할 것을 촉구했지만, COP29의 합의문에는 이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2030년까지 선진국 분담금은 연간 3900억달러로 조정해야 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합의한대로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억제하려면 2035년까지 선진국 분담금을 연간 최소 5380억달러로 증액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마이클 그린스톤 경제학과 교수는 부족한 기후재원에 대해 "자신이 해를 끼친 사람들에게 보상하는 것은 기본적인 경제학이자 공정성의 문제"라며 "3000억달러 목표는 맥주잔을 채워야 하는데 물방울만 몇 개 묻은 정도"라며 강력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새 대표이사 후보군 33명...본격 심사 착수

KT의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면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이 33명으로 확정됐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16일 진행한 대표이사 후보

전북도, 다회용기 민간사업자 모집

전북특별자치도가 '2026 다회용기 사용 촉진 지원사업'을 수행할 민간 사업자를 오는 12월 24일까지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이는 자원 순환을 목표로 도

삼성중공업,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유기랭킨사이클(ORC:Organic Rankine Cycle) 기반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쿠팡 '못난이 채소' 새벽배송 3년...직매입 물량 8000톤 돌파

쿠팡은 최근 3년간 전국 농가에서 직매입해 새벽배송으로 선보인 '못난이 채소' 누적 규모가 8000톤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 2023년부터

[ESG;스코어] 韓 해운사 탄소효율…벌크선사 팬오션이 '꼴찌'

팬오션, 현대글로비스가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탄소집약도지수'(CII)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LNG와 코리아LNG, KSS해운은 CII 위

카카오 '장시간 노동' 의혹...노동부, 근로감독 착수

카카오가 최근 불거진 장시간 노동 문제를 두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게 됐다.고용노동부 관할지청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초

기후/환경

+

한국 '탈석탄동맹' PPCA 합류...호주 에너지전환까지 촉진?

한국이 '국제탈석탄동맹(PPCA:Powering Past Coal Alliance)'에 가입함으로써 호주의 화석연료 산업을 쪼그러뜨리고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전기차 충전시설, 28일부터 지자체 신고·책임보험 의무화

이달 28일부터 건축물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고 책임보험도 가입해야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COP30] 교황의 묵직한 경고..."기후위기 대응, 더는 미룰 수 없다"

교황 레오 14세가 세계를 향해 "기후위기 대응을 즉각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묵직한 경고를 날렸다.교황 레오 14세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앞으로 '1000년' 이어진다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산업화 이후 오른 지구의 평균기온이 최소 1000년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7일(현지시간) 21세기 호주 연방산업연구기구(CSIRO)

[COP30] "이건 생존이다!"…기후 취약국들 COP30에서 '절규'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는 생존 문제"라며 선진국의 실질적 감축과 재정지원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

지역마다 제각각 풍력·태양광 '이격거리'...기후부, 규제 합리화 추진

지역마다 제각각인 태양광과 풍력의 이격거리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에너지공단 서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