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생에너지 성장률 '역대 최고'...트럼프가 제동거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3 17:25:52
  • -
  • +
  • 인쇄

지난해 미국의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전년보다 47%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反)재생에너지 정책의 영향으로 올해도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2일(현지시간) 클린뷰(Cleanview)는 미국 연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에서 태양광과 풍력 및 배터리저장장치(ESS) 등 재생에너지 공급전력 용량이 48.2기가와트(GW)에 달했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는 약 36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신규 공급된 전력의 93%가 재생에너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에너지는 신규 전력의 2%에 그쳤다. 특히 배터리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남부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빠르게 성장했다. 신규 용량의 4분의 1인 8.9GW가 텍사스주에 건설됐고, 플로리다주는 3GW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아칸소주, 미주리주, 루이지애나주 등 여러 지역에서 태양광 산업이 성장했다. 반면 풍력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통과되기 전보다 오히려 발전 용량이 감소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풍력에너지로 공급된 전력은 5.1GW로 전체 전력의 9%에 불과했다.

풍력 발전이 이처럼 저조했던 것은 이자율에 철강 및 기타 자재 비용이 상승해 초기 투자금 부담이 커지고, 지역사회 반대가 심한 것도 한몫했다. 풍력 발전소는 태양광 발전소보다 눈에 띄는 특성상 잘못된 정보를 접한 주민들이 건설을 반대하는 일이 종종 있다. 도시로 전력을 보내기 위한 송전선망 구축 문제도 대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서 저자인 마이클 토마스 클린뷰 설립자는 "재생에너지 부문이 전례없이 성장했다"며 "여기에는 부분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용의 하락이, 크게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제정한 인플레이션감소법(IRA)과 녹색기술에 부여한 인센티브가 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IRA가 미국 재생에너지 풍경을 바꿨지만 반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 산업을 부흥시키고 청정에너지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전문가들은 이 공약이 이행될 경우, 녹색기술 부문과 경제가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부문이 이미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어 투자를 중단하면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미국의 경쟁 우위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성장을 완전히 막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령 풍력산업에 남아있던 과제 일부가 종식되고 공급망 막힘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전망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공무원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뉴잉글랜드의 주요 풍력발전소를 포함해 이미 허가를 거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트럼프의 첫 임기동안 태양광 발전 용량이 2배로 늘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도 그런 진전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토마스 저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IRA를 완전히 폐지할 경우 청정에너지 산업에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행정부에 재생에너지에 대한 연방 지원을 유지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공화당 의원 8명이 연방정부에 IRA 세액 공제를 삭감하지 말 것을 촉구했는데, 태양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산업이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 중심으로 성장해 결국 이 산업은 공화당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번주에는 39개주의 시장 132명과 지방공무원들이 의회에 서한을 보내 주와 지방 정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재생에너지 세액 공제를 보존할 것을 요구했다. 이 서한에는 인구 1인당 태양열 에너지가 미국 최대 수준인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케이트 갈레고 시장도 서명했다.

갈레고 시장은 "청정에너지가 지역사회에 좋은 일자리를 공급하고, 주민들의 전기요금을 낮추고, 전력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의회가 청정에너지의 지속적인 발전에 대한 중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공 및 민간 부문 기관이 이러한 기회를 여는 데 사용하는 도구를 보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