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31개 오염규제 폐지 추진..."20만명 목숨 빼앗을 것"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0 17:07:52
  • -
  • +
  • 인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기·수질관련 31건의 규제를 폐지하면 향후 25년간 약 20만명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지난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축소하거나 철폐할 31개 규제 목록을 공개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철회 대상에는 자동차와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규제, 수은 배출 규제, 수질보호 규제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들 규제가 기후위기의 장기적 영향까지 가지 않아도 인간의 건강에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전에 실시된 EPA 자체 평가에 따르면, 철폐 대상 규제들은 향후 25년동안 약 20만건의 사망을 예방할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를 유지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도 6배에 달한다. EPA 분석에 따르면 의료비 절감 등 이익은 연간 최소 2540억달러이며, 이에 비해 규제를 준수하는데 비용은 연간 약 400억달러에 이른다.

반면 규제가 사라질 경우 2050년까지 심혈관 문제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2만건 이상 늘고 어린이는 오염으로 인해 총 8900만일동안 활동이 제한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전 EPA 직원이자 현 환경보호네트워크(EPN)의 수석 고문인 제레미 사이먼스는 "이러한 이득은 혜택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트럼프의 EPA가 오염기업들에게 제공하는 100만 달러의 호의마다 대중은 천식 발작, 암, 심장 및 폐 질환으로 인해 600만 달러의 비용이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사이먼스 고문은 "현재의 배출 규제가 2050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1억건의 천식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데 이 규제가 사라지면 천식 환자들에게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식은 미국인 12명 중 약 1명 꼴로 앓고 있다.

EPA는 1970년 공화당 대통령 리처드 닉슨 하에서 환경과 공중보건을 보호하고자 설립됐다. 그러나 트럼프 하에서 EPA는 주요 직책에 산업 로비스트를 배치했고, 현재 공표된 우선순위에는 미국 자동차 산업과 인공지능의 발전 진흥이 포함돼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는 EPA의 연구개발 사무소를 해체하고 소속 과학자 최대 1155명을 해고하며, 예산을 65% 삭감하는 등 기관 규모를 축소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EPA 국장을 지낸 윌리엄 라일리는 이를 두고 "대재앙"이라 하며, 도시가 스모그에 휩싸이고 강이 오염되어 불까지 붙던 1970년대 이전 시대로 미국을 후퇴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