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빙하에...20억 인구 식량·물부족 시달린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1 15:25:57
  • -
  • +
  • 인쇄

빙하가 전례없는 속도로 녹아내리면서 전세계 20억 인구가 식량 및 물 부족 위험에 처했다.

20일(현지시간) 유네스코는 '세계 물 개발 보고서 2025'에서 기후위기로 빙하가 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산지 강설량이 줄어들면서 생태계 및 농업, 수자원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악지역의 식량 생산은 빙하와 눈에 의존한다. 물을 공급하는 빙하가 사라지면 전세계 관개 농업의 3분의 2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10억 인구 이상이 산악지역에 살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절반은 이미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콜로라도 강 유역이 2000년 이래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기온이 높아지면 눈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리는데, 비는 산에 쌓인 눈보다 더 빨리 흘러내려 가뭄을 악화시킨다.

세계기상기구(WMO)의 기후보고서에 따르면 빙하의 손실율은 기록상 최악이다. 빙하는 지난 3년간 가장 많이 녹아내렸으며 노르웨이, 스웨덴, 스발바르, 열대 안데스 지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동부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는 빙하의 80%가 사라졌고, 안데스 산맥의 빙하는 1998년 이후로 30~50%가 녹았다. 유럽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알프스와 피레네 산맥의 빙하는 같은 기간 동안 약 40%가 줄었다. 네이처 학술지에 발표된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이 추세대로 갈 경우 2100년까지 지구 빙하의 절반이 사라진다.

아부 아마니 유네스코 수자원 과학국장은 빙하의 감소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얼음은 햇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하는데, 얼음이 사라지면 그 자리에 남은 어두운 토양이 열을 더 흡수하기 때문이다. 아마니 국장은 "빙하가 녹으면 태양 복사선의 반사율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전체 기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눈 위에 내리는 비가 늘면서 눈사태도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녹는 빙하와 물이 같이 쏟아져 내리면 계곡이나 경사지 아래쪽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홍수로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구동토층을 비롯한 빙하가 녹은 자리 토양에서는 메탄까지 방출된다.

오드리 아줄레이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우리가 어디에 살든, 우리 모두는 어떤 식으로든 산과 빙하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러한 천연 급수탑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알바로 라리오 국제 농업개발기금(IFAD) 총재는 산악지역 거주민들에게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물은 내리막으로 흐르지만 식량불안은 오르막으로 치솟는다. 산은 담수의 60%를 공급하지만, 이 중요한 자원을 보호하는 지역사회는 식량불안에 가장 크게 시달리고 있다"며 "빙하, 강, 그리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이들의 회복력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