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美 관세폭탄 피할 수 있을까?...부과되면 1조 손실 위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6 10:13:53
  • -
  • +
  • 인쇄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와 야적장(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는 1조원 넘는 손실을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외에서 생산된 현대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만약 예외없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미국 현지 생산물량이 적은 제네시스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2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제네시스를 7만5003대 판매했다. 이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GV70(전동화+내연기관) 기종 약 2만9000여대를 제외하면 4만6000대가 관세대상이다. 이는 제네시스 미국 판매량의 61.3%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부과에 대해 24일(현지시간) "며칠 내로 결정하겠다"는 언급만 했을 뿐 구체적인 세율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멕시코와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것을 감안하면 세율은 25%로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지금까지 무관세로 수출했던 현대자동차는 갑자기 25% 관세를 물게 된 셈이다.

지난해 약 2만4300여대 판매된 GV80과 이외 제네시스 모델들의 현지 출고가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미국에서 생산된 GV70 모델을 제외한 매출액은 약 28억4800만달러(약 4조1860억원) 정도다. 여기에 25% 관세가 적용되면, 현대차는 한국에서 생산한 제네시스를 미국에서 판매하기 위해 약 7억1200만달러(약 1조467억원)를 관세로 내야 한다. 지난해 현대차가 달성한 순이익 13조2299억원의 8% 비중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미국에서 지난해 약 17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70만대는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된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26일 준공되면 30만대를 더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생산능력은 연간 100만대로 늘어난다. 또 현대차는 HMGMA의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해 현지 생산능력을 총 120만대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연도별 미국 판매량

그런데 120만대의 생산체제 기반을 확보하더라도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제네시스의 관세를 피할 방법이 없어 현대차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브랜드이기 때문에 대당 판매단가가 높다"면서 "그만큼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라인인데..."라며 우려했다. 

다만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에 210억달러(약 31조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관련된 기자 질문에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국가와 품목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미국에 역대급으로 투자하는 현대차를 관세품목에서 제외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발언 전문을 보면 미국 내 생산 차량에 대해 관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현대차는 대응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현대차는 미국 내에서 압도적인 성장력을 보이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더불어 고수익 차종으로 자리잡고 있는 제네시스의 가격 정책을 변동하긴 어렵기 때문에 현지생산으로 관세리스크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품목에 제네시스 모델을 추가할 것을 시사했다. HMGMA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 전기자동차 2종을 생산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노조의 벽을 넘어야 한다. 현대차 노조는 해외 생산확대전 국내 공장의 고용안정과 설비투자 확대, 부품산업 육성 등 '일감 유지'를 선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만약 현대차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네시스 물량을 미국 현지로 돌리려면, 노조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국내 고용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노조 입장에서는 제네시스 생산기지 이전을 수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여, 현대자동차의 고민은 이래저래 깊어지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팡에 칼 빼든 노동부...과로사·산재은폐 등 의혹에 '산업안전감독'

고용노동부가 16일 쿠팡을 대상으로 산업안전감독에 착수하고 과로사 및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을 조사한다.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개최한 '산업

'슈퍼주총' 시즌 자사주 소각 서두르는 기업들...기업가치 개선될까?

3월 '슈퍼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은 보유하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현대차, 中업체와 손잡고 인니 EV배터리 재활용 순환체계 확보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순환경제 거점을 마련한다.현대차그룹은 중국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화유리사이클)'와 12일 서울 양재

국민연금 기후 주주관여 '반토막'…대상 기업 29개에서 13개로

기후리스크가 주요 투자위험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기후관련 주주관여 활동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기후는 핵심 재무리스크"…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논의

금융위원회가 상반기 중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후관련 원칙과 지침이 사실상 빠져있다는 지적이 국회 토

기후/환경

+

[이번주 날씨] 낮밤 기온차 심하다...18일 남부에 비소식

이번주는 대체로 온화한 봄 날씨가 이어지겠으나 일교차가 심해 건강관리에 신경써야겠다. 낮은 아침기온으로 인한 서리와 기온 상승에 의한 해빙기

獨 온실가스 감축 사실상 '올스톱'...지난해 겨우 0.1% 줄였다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을 선언했던 독일이 지난해 고작 0.1% 감축에 그쳐, 기후정책 목표가 사실상 올스톱됐다는 평가다.14일(현지시간) 독일환경청이 발

봄 건너뛰고 초여름?...美서부, 3월에 30℃ 이례적인 봄날씨

미국 서부지역에 이례적인 3월 폭염이 예보되면서 봄철 기온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

커피값 또 오르나?...기후변화에 브라질 커피벨트 '물폭탄'

브라질 커피 생산의 중심지에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잇따르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극단적 강우가 더욱 심해질 수

호주, 석탄광산 채굴 2038년까지 연장…1.5℃ 기후목표 '흔들'

호주에서 대형 석탄광산의 채굴기간 연장이 승인되면서 1.5℃ 기후목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퀸

[주말날씨] 드디어 '봄이 왔다'…일교차는 15℃ 이상

이번 주말부터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완연한 봄날씨를 만끽할 수 있겠다. 다만 일교차는 매우 커서 감기 조심해야 한다.토요일인 14일에는 이동성 고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