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美 최초로 관광객들에게 '기후세' 걷는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5-07 20:33:12
  • -
  • +
  • 인쇄
▲하와이 호놀룰루 카할라 호텔 리조트(사진=AP 연합뉴스)

관광세를 받고 있는 미국 하와이주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관광객들에게 '기후세'까지 거둘 예정이다.

하와이주 의회는 환경보호와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주 숙박세를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6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법은 호텔 객실, 타임쉐어(휴양 시설 공동 소유), 휴가용 렌탈 및 기타 단기 숙박시설 이용 등에 매겨진 세금을 0.75% 인상하는 내용이다. 또 크루즈 요금에 11%의 세금을 부과한다.

하와이는 이미 단기 숙박시설에 10.25%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 이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오는 2026년 1월 1일부터 이 숙박세가 11%로 인상되는 것이다. 각 카운티가 부과하는 3%의 별도 숙박세와 7.712%의 일반 소비세를 합하면 하와이 관광객이 내야 하는 세금은 총 18.712%까지 상승한다.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른바 '녹색 요금' 신설을 지지하면서 성명을 통해 "내가 서명하려는 이 법은 미국 최초의 법이자 우리의 '아이나'(땅)를 보호하려는 세대의 약속을 뜻한다"며 "하와이는 진정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주 의회는 이번 세금 인상으로 약 1억달러(약 1400억원)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자금은 해수면 상승으로 침식된 와이키키 해변의 모래를 보강하고, 허리케인이 닥칠 때 지붕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 설치를 지원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또 2023년 발생한 대형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연성 수풀을 제거하는 데에도 사용될 계획이다.

이번 하와이 숙박세 인상안은 환경보호와 기후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미국 내 첫 '기후세'라는 평이다. 몰디브, 이탈리아 등 세계 주요 관광지에서는 이미 관광객에게 기후세를 징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는 2023년부터 지역 문화와 환경을 보호할 명목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세금을 걷고 있고, 그리스는 지난해 3월부터 호텔과 숙박 서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으로부터 기후 부담금을 받고 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후세는 관광지로 향하는 발길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기금의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으로 기후세의 의미를 전달하면 오히려 관광객 수요가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인상폭은 굉장히 적은 편, 좋은 환경 정책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완벽하고 깨끗하게 만드는데 투자할수록 하와이를 방문하는 여행객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 세금은 하와이의 아이들, 주민들, 방문객에게 안전한 하와이를 제공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식물성 소재'로 바꾼다

대한항공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기내식 용기를 도입한다.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비목재 식물성 원료로 제작된 기내식 용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젊어지는 삼성전자'...30대 상무·40대 부사장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24명 많은 161명에 대한 임원승진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와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는 게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오폐수 무단방류로 고발

포스코이앤씨가 오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광명시로부터 고발당했다.경기도 광명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원광명지하차도 터파기 과정에

기후/환경

+

기후취약국들 갈수록 '빚더미'..."기후재원 언제까지 대출받아 피해복구?"

기후재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를 촉발시킨 선진국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다시한번 촉구하고 나섰다.기후

1만2000년만에 분화한 화산...연기 14km까지 치솟아

에티오피아 북동부에 위치한 하일리 굽비 화산(Hayli Gubbi volcano)이 약 1만2000년 만에 처음으로 분화했다고 24일(현지시간)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

"초미세먼지 줄여라"…정부,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출력제한 조치

온화한 날씨로 인해 올겨울 초미세먼지(PM2.5)가 지난해보다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발전소 최대 17기

탄소배출권 사서 메우자?...배출권 의존기업 탄소감축 '제자리'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확대보다 기업의 직접 감축 노력이 우선이라는 국제보고서가 공개되며 상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대한상의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 모집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재생에너지 활용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연수는 오는 12월 10일~

'한전이 재생에너지 확대 가로막아..."권한집중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국전력공사(한전) 중심의 전력계통 구조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고 있어, 전력망 계획·접속권한을 독립기관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