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솔로몬 게브레초르코스 박사팀은 1901~2022년 고해상도 강수량·기온 자료와 다양한 기후모델을 종합해 기온 상승으로 인한 대기 중 수분 증발 수요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해보니, 공기 중 수분을 빨아들이는 힘 즉 '대기 증발수요(AED)'가 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AED 증가는 과거 건조지역뿐 아니라 원래 습한지역까지 가뭄을 심화시켜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5년동안 가뭄이 발생한 면적은 1981~2017년보다 평균 74% 늘었고, 이 가운데 58%는 AED의 증가 때문이었다. 특히 1981~2022년 사이 가뭄 강도는 평균적으로 40% 증가했으며, 서유럽, 동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미 남부 등지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비가 적게 오는 것만이 가뭄의 원인이 아니며, '공기의 갈증'이 수분을 더 많이 앗아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고온, 저습, 강한 일사와 바람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표면 수분 손실을 가속화하고, 이로 인해 식생 고사, 농작물 생산성 저하, 식수 위기까지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게브레초르코스 박사는 "기존 가뭄 연구는 강수량만을 중심으로 봤지만, 마치 지출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부처럼 불완전했다"며 "대기 증발수요는 무시할 수 없는 '수분 지출' 요소이며, 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은 특히 기록적인 해로, 세계 육지 면적의 30%가 심한 가뭄 상태에 있었으며, 이 중 42%는 AED 상승에 의해 설명됐다. 같은 해 유럽은 50% 이상이 가뭄을 겪었고, 아프리카의 식량 불안과 미국 콜로라도 강 저수지 고갈 등이 발생했다.
미국 콜로라도대 수문학자 마이크 허빈스 박사는 "그동안 가뭄의 수요 측면은 간과돼 왔다"며 "이번 연구는 우리가 더 이상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6월 4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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