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戰에 러시아가 수혜...EU, 러 원유 상한가 인하 '올스톱'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3 12:00:13
  • -
  • +
  • 인쇄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이 확산되며 유가 변동성이 커지자,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에도 제동이 걸렸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선을 기존 배럴당 60달러에서 45달러로 인하하려던 계획을 중단한 것이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인하안은 우크라이나가 제안해 EU 제18차 대러 제재 패키지에 포함된 조치 중 하나였다. '대러시아 제재안'에는 원유가격 상한선 외에도 가스관 차단, 러시아산 원유 우회수입 금지, 러시아 선박 제재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가격상한을 배럴당 45달러로 낮출 경우 러시아는 원유 수출로 따른 수익을 수조원 넘게 손해보게 된다. [관련기사: '러 에너지 의존도 낮춘 유럽 칼 빼들었다']

이 가운데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상한 인하안은 당초 이번주 EU외무장관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논의 자체가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관은 "지금과 같은 국제상황에서는 가격상한 인하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며 "가격이 상한선 근처에 있었지만 중동 사태 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변동성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G7 회의에서도 즉각적인 조정은 없었다.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기존 상한제가 큰 효과는 없었지만, 최근 유가 상승 국면에선 일정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역설적이게도 중동지역의 전쟁은 러시아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이 본격화된 이후 러시아산 우랄원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까지 오르면서, 그간의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덕분에 러시아 정부의 재정 운용은 숨통이 틔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재정부담이 커진 러시아는 원유 수출가격이 상승하면 적자부담을 완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 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은 "현재 유가는 국내 에너지 산업에 충분한 투자 여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며 "생산 확대와 수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 상승, 제재 보류, 수익회복이라는 세가지 호재가 발생하면서 러시아는 중동 정세 불안정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EU의 러제재안 유보는 향후 국제 시장 내 원유 공급·수요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대주·ESG경영개발원, ESG 컨설팅·공시 '협력'

대주회계법인과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ESRS·ISSB 등 국제공시 표준 기반 통합 컨설팅 서비스 공동개발에 나선다.양사는 14일 ESG 전략·공시&mi

JYP, 美 타임지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

JYP엔터테인먼트가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 최고의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에 올랐다.JYP는 미국 주간지 타임과 독일 시장분석기업 스태티스타가

우리은행, 1500억 녹색채권 발행…녹색금융 지원 확대

우리은행이 1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친환경 분야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우리은행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

"페트병 모아 사육곰 구한다"...수퍼빈, 곰 구출 프로젝트 동참

AI 기후테크기업 수퍼빈이 이달 1일 녹색연합과 함께 사육곰 구출프로젝트 '곰 이삿짐센터'를 시작하며,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 기

아름다운가게, 돌봄 공백에 놓은 아동·청소년 돕는다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재단법인 서울시복지재단, 사단법인 피스모모와 함께 13일 협약식을 갖고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연결 및 지원사업-함께

LG CNS 'LG ESG 인텔리전스' ASOCIO 어워드 ESG 수상

LG CNS가 자체 개발한 ESG 데이터 플랫폼 'LG ESG 인텔리전스'로 국제적 권위가 있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정보산업기구(ASOCIO) 어워드에서 'ESG 부문'을

기후/환경

+

조류도감 덮친 남대서양 '비상'...코끼리물범 절반 '떼죽음''

남대서양의 코끼리물범 절반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BAS)은 "현지 조사 결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대형

[COP30] 성별의 정의 둘러싼 논쟁에...여성 지원계획 좌초 위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채택될 '젠더 행동계획'을 앞두고 일부 국가가 '젠더' 정의에 이견을 제기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태양광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연료로?...'인공 광촉매' 개발

태양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인수일 에너지공학과 교수연구팀

[주말날씨] 맑고 온화한 가을...17일부터 기온 '뚝'

이번 주말은 대체로 맑고 온화한 늦가을 날씨를 보이겠다. 당분간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아침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

5년내 화석연료 종말?...IEA "재생에너지로 공급체계 대전환 궤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공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5년 내에 화석연료 시대가 사실상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2일(현지시간) 국

[COP30] 年 1.3조달러 누가 낼건데?...기후재원 논의 본격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연간 1조3000억달러 기후대응 재원(NCQG)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를 놓고 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