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기후변화와 산불이 서로 부추기는 '되먹임'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는 올해 유럽연합(EU)과 영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이달 15일까지 이산화탄소가 약 1290만톤 배출됐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2017년 기록했던 기존 최고치 1140만톤을 넘어 역대 최대치다.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올 8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산불 때문이다. 올해 유럽 전역에서 산불로 잿더미가 된 면적은 103만헥타르(ha)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3분의 2가 스페인·포르투갈 지역이다.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산불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염·가뭄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포함한 남유럽 지역은 올해 최고 45℃까지 치솟는 극한폭염이 이어졌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식물을 바짝 말라붙게 만들어 산불이 발생했을 때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불길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유럽 뿐만이 아니다. 올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캐니언 산불'도 산림을 8만9000헥타르나 불태웠다. 우리나라도 의성과 안동 등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10만ha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기후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건조한 환경이 산불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짚었다. 기후과학자단체 '세계기상기여조직'(WWA)은 최근 발생한 튀르키예, 그리스, 키프로스 산불 등을 분석한 결과, 고온건조하고 강풍이 부는 날씨가 기후변화 영향으로 약 10배 더 높아졌고, 이로 인해 산불 강도는 약 22% 강해졌다고 밝혔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지구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 이상 오를 경우 산불이 발생할 확률은 지금보다 9배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로랑스 루이 코페르니쿠스 대기관측국장은 "기후변화가 산불을 부르고, 강력한 산불이 다시 탄소를 배출하는 약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각국이 서둘러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전세계 산불 피해는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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