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려지는 태양광 패널 속 실리콘을 활용해 수소와 배터리 소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백종범 교수 연구팀은 태양광 패널에서 회수한 실리콘을 이용해 암모니아 속에 저장된 수소를 꺼내는 새로운 공정을 선보였다. 암모니아는 무게 대비 수소 함량이 높아 '수소 저장고'로 주목받지만, 기존에는 400도 이상의 고온 분해와 정제가 필요해 비용과 에너지 소모가 컸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실리콘으로 해결했다.
연구팀은 작은 금속 구슬이 들어 있는 통에 암모니아와 실리콘 가루를 넣고 흔드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마찰과 충격을 받아 실리콘이 활성화되면서 암모니아가 분해돼 순수한 수소만 뽑혀 나온 것이다. 남은 실리콘은 질소와 결합해 '질화규소'라는 배터리 원료로 변했다. 폐태양광 패널에서 얻은 실리콘으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질화규소로 배터리를 제작한 결과, 수천 번 충·방전을 해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경제성 분석에서는 수소 생산 비용이 0원보다 낮은 '마이너스 비용' 구조로 나타나, 수소를 생산하면서도 오히려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백 교수는 "폐태양광에서 나온 실리콘을 활용해 수소 분리와 배터리 소재 생산을 동시에 달성했다"며 "2050년까지 8천만 톤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폐태양광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권위학술지 '저널 오브 더 아메리칸 케미컬 소사이어티(JACS)' 9월 3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