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주요 수출품인 연어가 양식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세계 최대 연어 생산국인 노르웨이는 지난 2024년 연어양식장에 항생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반면 전세계 두번째로 많은 연어를 생산하는 칠레는 양식장에 351톤이 넘는 항생제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수치는 2014년 563톤의 항생제를 사용한 것에 비해 개선된 결과지만, 연어에 투여된 항생제의 70~80%가 환경으로 그대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항생제 치료를 받은 동물을 사람이 먹게 되면 항생제 내성이 생길 수 있고,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사람에게 전파될 우려도 있다. 칠레 양식장에서 항생제가 범벅이 된 채 길러진 연어는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미국에 수출되는 칠레 연어는 올 1분기에만 5만6474톤에 달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7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유럽도 칠레산 연어 수입규모가 전세계 6번째로, 2024년 수입액이 2억달러 규모였다.
칠레 연어 양식장의 문제는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에만 있는 게 아니다.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걸핏하면 노동자들이 사망하거나 다치고 있다는 게 환경보호단체인 에코세아노스(Ecoceanos)의 주장이다. 이 단체는 "2013년 3월에서 올 7월까지 83명의 노동자가 연어 양식장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4년동안 연어 산업에서 단 3명의 사망사고가 보고된 노르웨이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사실 연어는 칠레의 토착어종이 아니다. 40여년전 칠레 독재정부가 노르웨이에서 연어를 수입하면서 칠레에서 연어 양식산업이 시작됐다. 이후 연어는 칠레의 대표적인 수출품으로 부상했고, 지금은 전세계 두번째 연어 생산국이 된 것이다. 1990년에서 2017년까지 연어 생산량은 무려 3000% 증가했고, 현재 양식장에서 생산된 75만톤이 넘는 연어가 전세계 80여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칠레 정부의 연어 양식장 관리부실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일선 담당자들은 양식장을 검사할 장비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 지방 노동감독청장인 호르헤 암푸에로 곤잘레스는 "7명이 무려 30개의 양식장을 관리해야 한다"면서 "한 양식장을 1년 한두번밖에 갈 수 없으니 현실적으로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어 양식장에서 흘러나오는 항생제를 비롯한 각종 화학물질로 인해 인근 해역이 오염되면서 생물다양성까지 파괴되고 있어 어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성게와 홍합 등을 포함한 많은 어종들의 갈수록 희귀해져 더이상 낚시에 의존해 살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현지 환경단체들은 "칠레에서 연어산업은 열악한 노동환경뿐 아니라 항생제 남용 등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다"며 "오염된 물과 멸종하는 야생동물 등으로 원주민들과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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