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칠레 연어'...항생제 범벅에 열악한 노동환경까지

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3 12:24:57
  • -
  • +
  • 인쇄
(사진=언스플래시)

칠레의 주요 수출품인 연어가 양식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세계 최대 연어 생산국인 노르웨이는 지난 2024년 연어양식장에 항생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반면 전세계 두번째로 많은 연어를 생산하는 칠레는 양식장에 351톤이 넘는 항생제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수치는 2014년 563톤의 항생제를 사용한 것에 비해 개선된 결과지만, 연어에 투여된 항생제의 70~80%가 환경으로 그대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항생제 치료를 받은 동물을 사람이 먹게 되면 항생제 내성이 생길 수 있고,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사람에게 전파될 우려도 있다. 칠레 양식장에서 항생제가 범벅이 된 채 길러진 연어는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미국에 수출되는 칠레 연어는 올 1분기에만 5만6474톤에 달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7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유럽도 칠레산 연어 수입규모가 전세계 6번째로, 2024년 수입액이 2억달러 규모였다. 

칠레 연어 양식장의 문제는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에만 있는 게 아니다.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걸핏하면 노동자들이 사망하거나 다치고 있다는 게 환경보호단체인 에코세아노스(Ecoceanos)의 주장이다. 이 단체는 "2013년 3월에서 올 7월까지 83명의 노동자가 연어 양식장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4년동안 연어 산업에서 단 3명의 사망사고가 보고된 노르웨이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사실 연어는 칠레의 토착어종이 아니다. 40여년전 칠레 독재정부가 노르웨이에서 연어를 수입하면서 칠레에서 연어 양식산업이 시작됐다. 이후 연어는 칠레의 대표적인 수출품으로 부상했고, 지금은 전세계 두번째 연어 생산국이 된 것이다. 1990년에서 2017년까지 연어 생산량은 무려 3000% 증가했고, 현재 양식장에서 생산된 75만톤이 넘는 연어가 전세계 80여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칠레 정부의 연어 양식장 관리부실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일선 담당자들은 양식장을 검사할 장비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 지방 노동감독청장인 호르헤 암푸에로 곤잘레스는 "7명이 무려 30개의 양식장을 관리해야 한다"면서 "한 양식장을 1년 한두번밖에 갈 수 없으니 현실적으로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어 양식장에서 흘러나오는 항생제를 비롯한 각종 화학물질로 인해 인근 해역이 오염되면서 생물다양성까지 파괴되고 있어 어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성게와 홍합 등을 포함한 많은 어종들의 갈수록 희귀해져 더이상 낚시에 의존해 살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현지 환경단체들은 "칠레에서 연어산업은 열악한 노동환경뿐 아니라 항생제 남용 등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다"며 "오염된 물과 멸종하는 야생동물 등으로 원주민들과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금융 지속가능보고서, 美LACP 뱅킹부문 ESG경영 '대상'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6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세계적인 권위의 '2024/25 LACP 비전 어워드' 뱅킹 부문 대상(Platinum)을 수상했다고 6일 밝혔다. '

[최남수의 ESG풍향계] 'ESG 공시' 이대로는 안된다

지난 5년동안 말만 무성했던 지속가능성(ESG) 공시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열린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ESG 공시

정부의 설익은 '전환금융'…고탄소 배출기업들 '대략난감'

정부가 지난 25일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전환금융'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정작 전환금융의 구체적 규모와 세부 집행계획을

대한항공 1년새 '운항 탄소배출' 42만톤 줄였다

대한항공의 '운항 탄소배출량'이 1년 사이에 42만톤 줄었다. 42만톤은 승용차 1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운항 탄소배출'은 항공기 연

LS머트리얼즈, 글로벌 ESG 평가 '실버' 등급 획득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실버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삼성전자 '자원순환' 확장한다..."태블릿과 PC도 재활용 소재 사용"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워치와 태블릿PC,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1가지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1일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길어진 알레르기 시즌…꽃가루 기간 최대 41일 증가

기후변화로 식물의 성장 기간이 길어지면서 꽃가루가 날리는 알레르기 시즌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6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기

'폭염 직후 가뭄' 기상패턴 40년새 6배 증가...농작물 직격타

폭염 이후 곧바로 가뭄이 이어지는 현상이 최근 수십 년 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최근 중국과학원과 미국 네브래스카대 공동

기상청·금감원·한은 '2026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기상청이 금융감독원, 한국은행과 협력해 기후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기후 스트레스 테스

온난화, 10년새 2배 빨라졌다..."2030년 이전에 1.5℃ 상승"

최근 10년 사이 지구온난화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팀은 자연 요인을 제외한 인간활동이 일으키

국민 53.5% "정치 견해 달라도 기후공약 좋으면 투표"

우리나라 국민 53.5%는 정치 견해가 달라도 기후공약이 좋으면 투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 72.2%는 2040년 석탄발전소 폐지에 대해 찬성

녹색전환(K-GX) 세부과제 만드는 '범정부 실무반' 가동

대한민국 녹색 대전환의 청사진 'K-GX(Green Transformation)' 전략의 세부과제를 수립하기 위한 범정부 실무반이 본격 가동됐다.정부는 6일 오후 정부서울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