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 850여개사가 이달 6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 참가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모빌리티, 디지털헬스 등 첨단 신기술을 뽑낼 예정이다.
2일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에 따르면 'CES 2026' 참가기업은 전세계 160개국 4300개 기업으로, 이 가운데 우리나라 참가기업의 수는 853곳에 달한다.
미국 기업수는 1476개로 가장 많고, 중국기업이 942개이고, 우리나라 기업이 그 다음으로 많이 참가한다. 우리나라 참가기업의 수는 지난해보다 178개 줄었다. 지난해 참가기업의 수는 1031개였다. 일반 기업은 395개로,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지만 스타트업이 458개로 지난해보다 183개 줄어든 때문이다.
독립부스 형태로 참가하는 국내 기업들은 164개다. 지난해와 비슷한 숫자다. 삼성전자는 CES 공식 전시관이 아닌 호텔에 별도 전시관을 마련해 자사 제품과 기술을 전시한다는 점이 특이사항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윈 호텔에 4628평방미터(㎡)로 규모의 단독전시관을 마련하고 자사의 제품을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포럼도 개최한다. 또 같은 장소에서 거래선·파트너 상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전시관은 'AI 일상 동반자' 비전을 전달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모든 기기와 서비스가 AI로 이어져 고객의 AI 경험을 한 차원 높여 줄 'AI 리빙 플랫폼'으로 꾸며진다. 방문객들은 TV, 가전, 모바일 등 모든 제품군과 AI 서비스가 끊김 없이 연결되는 차별화된 AI 경험을 맛볼 수 있다. 또 AI 포터블 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The Freestyle+) 등 최초 공개되는 신제품도 앞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부분은 하드웨어의 경계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AI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초연결 생태계'의 구현이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AI를 적용한 삼성전자는 기존처럼 단일 제품이나 기술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대신, 언제 어디서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삼성만의 AI 경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이같은 전시 방식을 채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전자는 '당신에게 맞춘 혁신'을 주제로 생활공간 전반으로 확장되는 '공감지능' 전략과 자동차 전장 사업의 미래 비전을 내세운다.
우선 새롭게 진화한 홈로봇 'LG클로이드'를 공개한다. 클로이드는 LG전자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에 역동성을 의미하는 Dynamic의 앞글자를 합친 이름으로 두 개의 팔에 각각 다섯 개 손가락이 달려있어 물건을 집고 나르는 등 섬세한 동작까지 가능하다. 인간 행동 모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체에 맞춰진 거주환경에서 원활히 집안일을 할 수 있다.
AI 기반으로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 및 학습하는 능력은 물론 이용자의 스케줄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AI 가전을 제어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이용자를 케어하면서 교감도 하는 AI 에이전트 역할 수행 능력도 전시를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CES 2026에서 홈로봇 LG 클로이드를 비롯해 '제로 레이버 홈'(가사노동 해방) 비전을 위한 LG전자의 노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차량용 전장 사업 분야에서는 퀄컴 오토모티브 설루션을 탑재한 'AI 캐빈 플랫폼'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차량 내 카메라와 센서 데이터를 온디바이스로 처리해 탑승자 상태를 인지하고, 주변 환경에 맞는 안내·콘텐츠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중심 차량(AIDV) 콘셉트를 제시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넘어선 차세대 모빌리티를 강조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모비스는 로보틱스·전장을 내세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역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파트너링 휴먼 프로그레스: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를 테마로 추상적인 개념이었던 휴머노이드를 실제 자동차 생산라인에 투입하면서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로봇'이라는 인식을 새길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 세계 최초로 실물이 공개되는 아틀라스는 기존의 유압식 모델과 차원이 다른 유연성과 지능을 갖췄다. 핵심 동력인 '대규모 행동 모델'(LBM)은 마치 인간이 타인의 행동을 보고 일을 배우듯이 원격 조작자의 동작 데이터를 학습해 로봇 스스로 최적의 움직임을 판단하고 수행한다.
기존에는 수천 줄의 코딩에 맞춰 기계적으로 움직였다면, LBM을 탑재한 아틀라스는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도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이어가거나 비상상황에 대처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부품을 집다가 떨어뜨린다면 기존 산업 로봇들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동작을 수행하지만, 아틀라스는 다시 주워 올려 작업을 수행한다.
현대모비스는 '진화의 층'을 주제로 모빌리티 분야의 초융합 기술을 선보인다.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HWD)는 독일 광학기업 자이스와 협업해 세계 최초로 홀로그래픽 필름을 적용한 기술로 전면 유리창을 초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시선을 돌릴 것 없이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동승자는 운전자 화면과 분리돼 인포테인먼트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위아래로 확장할 수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 조작성을 강조한 새로운 콘솔 조작계,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HUD), 고성능·보급형 전기차 구동시스템 등 전장·전동화·섀시 분야에서 30여개 신기술을 선보인다.
두산그룹은 협동로봇과 산업 자동화 설루션을 기존 B2B 영역에 결합하는 실용적 접근을 택했다. 두산에너지는 가스터빈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의 혁신 기술을, 두산밥캣은 건설 현장을 위한 AI 신기술을 공개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세계 최초의 무인 AI 시스템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두산밥캣은 레이더 기반 위험 인식 기술과 AI 정비 지원 설루션이 탑재된 차세대 건설 장비 등 미래 건설현장 비전을 선보인다. AI가 과거 정비 이력과 기술 지원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주변의 위험 요소를 실시간 감지, 충돌 경고 및 개입이 가능하도록 구축된 기술이다.
미국 장비 제조자 협회(AEM)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건설업계에서 2031년까지 전체 인력의 약 40%가 은퇴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처럼 건설업계가 직면한 숙련 인력 세대교체와 장비 가동중단으로 인한 효율 저하 등 과제에 해답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로봇팔과 자율이동로봇을 결합한 플랫폼에 AI와 첨단 3D 비전을 적용해 항공기·건물 등 크고 복잡한 구조물의 표면을 분석해 다듬거나 갈아낼 수 있는 무인 로봇 '스캔앤고'를 소개할 예정이다.
HL그룹도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 HL만도 '로봇 관절 액추에이터', HL로보틱스 '캐리', HL디앤아이한라 '디봇픽스' 등 휴머노이드뿐만 아니라 산업 서비스 로봇이 총출동한다.
SK에선 이번에 그룹사 공동 부스를 운영하지 않고 SK하이닉스만 소규모 전시 공간과 비즈니스 미팅룸을 운영한다. SK하이닉스는 HBM3E 등 AI 반도체와 초고성능 메모리 기술, 탄소 감축 솔루션 그리고 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솔루션 등으로 전시장을 채울 계획이다.
한편, CES 2026 혁신상 수상작 347개(중복 제외) 가운데 절반 이상인 210여개를 한국 기업들이 차지했다. 미국(50여개)과 중국(40여개)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우리나라는 올해 초 열린 'CES 2025'에서도 혁신상 208개를 받아 참가국 중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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