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AI와 머니무브가 금융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판을 바꾸는 혁신으로 그룹의 대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병오년 신년사에서 글로벌 금융환경의 구조적 변화를 짚으며 위기의식과 실행력을 동시에 주문했다. 그는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금융 격차 심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금융은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로 신뢰를 유지할 수 없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의 역할은 단순한 자금 중개를 넘어 실물경제와 혁신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재정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은행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그는 "가계대출은 이미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고, 증권사로의 자금 이탈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라며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투자 부문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룹 전체의 성장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IB·기업금융 심사 역량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은행 부문에 대해서도 "본업 경쟁력 강화와 리테일 확대 등 추진 과제들이 속도감 있게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력을 한층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년사의 핵심 메시지는 '판을 바꾸는 혁신'이다. 함 회장은 이탈리아 바이온트 댐 붕괴 사례를 언급하며 "변화의 신호를 인식하고도 그 규모와 파괴력을 과소평가한 판단 착오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졌다"며 "지금 금융산업이 마주한 변화 역시 그 깊이와 속도를 정확히 가늠하지 못한다면 같은 오류를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위를 조금 낮추는 미봉책이 아니라, 어떤 변화의 격랑에도 버틸 수 있는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 역시 금융 패러다임 전환의 상징으로 제시됐다. 함 회장은 "단순히 안전한 코인을 발행하고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완결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실생활과 금융을 연결하는 다양한 활용처를 선점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디지털금융의 참여자가 아닌 새로운 룰을 만드는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올해 하반기 본격화되는 청라 그룹 헤드쿼터 이전을 '공간 이동이 아닌 일하는 방식의 대전환'으로 규정했다. 그는 "디지털 인프라와 인력이 결집된 청라에서 수평적 협업 문화를 정착시키고, 계열사 간 경계를 허무는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화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과 결단"이라며 "모든 하나가족이 위기의식과 주인의식을 공유해 이 대전환의 실행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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