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에서 2025년 처음으로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이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에너지전환 연구기관 엠버가 발표한 '연례 전력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EU 전력 생산에서 풍력과 태양광이 차지한 비중은 약 3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석탄·가스·석유 등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약 29%로, 재생에너지가 처음으로 화석연료를 추월했다.
보고서는 이번 변화를 EU 전력시스템이 화석연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특히 태양광 발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태양광은 2025년 EU 전체 전력의 약 13%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 이후 각국이 태양광 설비 확충에 속도를 내면서 신규 발전 용량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풍력 발전도 약 17%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비중을 유지했다.
반면 석탄 발전 비중은 10% 미만으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석탄 발전은 기후 대응과 대기오염 문제로 EU 전역에서 단계적 퇴출이 추진되고 있으며, 다수 회원국이 발전소 폐쇄 일정을 앞당기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화석연료 사용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2025년 일부 국가에서 가스 발전 사용이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뭄과 기후 변동성으로 수력 발전량이 줄어들면서, 단기적인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가스 발전이 활용된 데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가 새로운 과제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양광과 풍력은 발전량 변동성이 큰 만큼, 송전망 확충과 에너지 저장장치 구축이 병행되지 않으면 전력 과잉이나 공급 불안정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부 회원국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었음에도 전력망 제약으로 발전량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기후 대응을 넘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EU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와 함께 전력망 투자와 제도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발전 비중 증가를 넘어,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력 시스템 구축이 향후 EU 에너지 전환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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