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 'M&A 大戰'...이베이 인수전서 판가름날까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2 16:46:37
  • -
  • +
  • 인쇄
온라인쇼핑 확장 위해 공격적 M&A
이베이 인수, SK 등과 경쟁으로 '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그룹은 오프라인 시장의 강자인만큼 최근 M&A는 온라인 유통 그리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다보니 양사의 M&A 대결은 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판가름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올들어 SK그룹으로부터 프로야구단을 1352억원에 사들인 것에 이어 최근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W컨셉을 인수했다. SSG닷컴이 전날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아이에스이커머스가 보유한 W컨셉의 지분 전량을 산 것이다. 거래금액은 2000억원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W컨셉은 회원수 500만명을 가진 여성패션 편집숍 부문 1위 사업자로 꼽힌다.

이런 M&A들은 오프라인 유통강자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영역을 확대하고, 소비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강화를 위해 그룹내 여러 온라인몰들을 SSG닷컴으로 통합하고 역량을 집중해 왔다. 하지만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3조9000억원으로 이커머스 빅3인 △네이버 (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등과 여전히 격차가 크다.

W컨셉 인수는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프라인 명품 패션의 강점을 지닌 신세계백화점, 신선식품 및 생활용품 절대 강자인 이마트와 함께 여성 패션 플랫폼 1위인 W컨셉이 모이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네이버와 1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한 연합전선 구축 역시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또 야구단 인수, 그리고 지분 50%를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의 나머지 지분 인수 검토 등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단순한 유통 기업이 아닌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되겠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평소 철학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역시 M&A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바이오 사업에도 뛰어든다. 바이오벤처기업 엔지켐생명과학의 지분 인수 및 조인트벤처 설립 등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배달앱 요기요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그룹도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합 플랫폼 '롯데온'의 작년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SSG닷컴의 2배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거래액 성장률을 보면 SSG닷컴이 37%인 반면, 롯데온은 7%에 그쳤다. 온라인 강화가 절실한 것이다.

신세계와 롯데 모두 온라인에서의 반전을 꾀할 카드로 이베이코리아를 점찍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곳은 거래액에서 단숨에 2위인 쿠팡을 제치고 1위 네이버를 압박할 규모가 된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 모두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에 관심이 있다"고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에 두 그룹의 M&A 경쟁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관건은 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과 두 그룹을 제외한 다른 경쟁사, 특히 SK의 행보다. 인수가격은 그렇다 쳐도 SK그룹 역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11번가와 함께 온라인커머스를 키우겠다는 목표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 자금동원 능력 그리고 M&A에 대한 노하우에서 국내 최고로 꼽히는 SK를 상대로 롯데와 신세계 중 한 곳이 이베이코리아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홈플러스 인수 등으로 유통업계 큰손으로 꼽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그렇다고 이미 5조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조건 인수를 위해 웃돈을 무작정 얹기도 부담이다. 자칫 시너지는 커녕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통 공룡인 롯데와 신세계가 온라인으로의 영역 확장이 쉽지만은 않아 보이는 이유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