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처럼 퍼지는 콩팥병...지구온난화로 인한 '열 스트레스'때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2 16:39:00
  • -
  • +
  • 인쇄
고온·고열에 노출된 중노동자들 콩팥병 확대추세
전문가들 "기후정책에 '열 스트레스' 반영해야"


지구온난화로 인한 열 스트레스가 만성콩팥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콩팥병이 전세계 수백만명의 근로자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각국 의사들은 기존 만성콩팥병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원인불명의 만성콩팥병'(CKDu)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CKDu는 기존 만성콩팥병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기존 만성콩팥병은 노약자나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타나 신장 기능을 서서히 저하시키는 질병이다. 반면 CKDu는 주로 더운 지역에서 마치 유행병처럼 퍼지면서 수많은 농업 노동자들을 신장 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있다.

CKDu는 이미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 상대적으로 더운 기후여건을 갖춘 남미 국가들의 시골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최근 북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 인도 등 고온·고열에 노출된 중노동자들에게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지만 열 노출 및 탈수와 CKDu의 상관관계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며 CKDu가 대규모로 확산되기 전에 원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몸의 체액 균형을 담당하는 신장은 극단적인 온도에 특히 민감해 기온상승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CKDu는 야외 노동자의 콩팥을 미세하게 손상시키며 심각한 신장질환이나 신부전으로 발전할 수 있다.

콜롬비아 대학의 국제 기후보건교육 컨소시엄 책임자 세실리아 소렌센 박사는 "주로 더운 야외환경에서 일하고, 의료 및 보험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있어 사회·경제적으로 빈약한 환경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관련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속적인 신장 손상이 반드시 증상을 동반하지는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상태가 악화돼 결국 콩팥병이 말기에 이를 때까지 자신이 아프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렌센 박사는 "노동자들은 자신의 생계로 병들고 있지만 다른 선택권이 없고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환경 규제 감독도 거의 없다"며 "이는 심각한 인권 사각지대 문제"라고 지적했다.

엘살바도르 혈액투석센터의 임상신장전문의이자 의료책임자 라몬 가르시아 트라바니노 박사는 "중앙아메리카에서 기온이 가장 높은 지역이 CKDu 발병지역과 일치한다"면서 "엘살바도르와 니카라과는 만성콩팥병으로 인한 사망률 1, 2위를 다투고 있으며 사망률은 예상치에 비해 10배 높게 치솟았고 신규 환자 수는 압도적"이라고 전했다.

호주 국립대학 국립역학건강센터의 토르드 켈스트롬 교수는 "기온이 상승하면서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이 열 스트레스에 직면해 열대 및 아열대 지역 인구의 3분의 2가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며 "지구온난화는 노동자의 삶과 수백만명의 생계에 심각한 위협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후정책에 열 스트레스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각국 당국자들의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