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장식되는 '가짜꽃'...썩지도 않고 미세플라스틱 유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5 15:33:38
  • -
  • +
  • 인쇄
영국 전역에서 조화 인테리어 열풍불어
"미관상 좋지 않고 환경오염 유발" 우려


인조식물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조화로 꾸민 화려한 벽 인테리어나 가정 인테리어가 소셜미디어 등을 타고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생화와 달리 조화는 저렴하고 시들지 않는 이유도 한몫 한다.

소수의 고급 술집과 레스토랑에서 시작된 이러한 추세는 수도권 레스토랑을 넘어 영국 전역의 미용사, 미용실, 심지어 실제 꽃집까지 확대되며 영국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영국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에 따르면 조화 판매량은 전년대비 거의 3배 증가했으며, 아마존에서도 인조식물 부문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 중이다.

조화 인테리어의 선두주자인 아이비 레스토랑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게시하기 좋은 레스토랑이라고 강조하며 방대하고 정교한 조화 장식을 홍보하고 있다.

유행하고 있는 조화는 계절과 시즌에 따라 바뀌고 있다. 몇몇 아이비 레스토랑은 플라스틱 버섯과 단풍을 전시하고 있다. 할로윈이 다가오면서 플라스틱 할로윈 화환이 최근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플라스틱은 가짜 크리스마스트리뿐 아니라 가짜 크리스마스 화환, 가짜 소나무 탁자 등에도 쓰인다.

이처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조식물이 인기를 끌자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인조식물이 미관상 좋지않을 뿐 아니라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런던 레스토랑 '메이페어의 기니 그릴'의 오이신 로저스는 "플라스틱 꽃벽은 처음엔 멋져 보일 수 있지만, 미적으로 끔찍하고 환경적으로도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스타일과 에티켓 작가 윌리엄 핸슨은 "실제로 고객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조화는 너무 촌스럽다"고 비난했다. 

인조식물은 환경상 문제도 심각하다. 플라스틱, 합성섬유 등으로 만들어진 조화는 썩지도 않고, 소각할 경우 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 인조잔디는 재활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새, 곤충, 특히 고슴도치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비단 재질의 인공 꽃도 있지만, 이는 가격이 훨씬 비싼데다 매출의 일부에 불과하다. 

유럽에서는 연간 약 30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재활용되는 폐기물은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데는 약 450년이 걸리며, 분해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어낸다. 이는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가 결국 생태계를 파괴시킨다.

국내에서도 인조식물이 매년 2000톤 이상 수입되고 있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심각할뿐만 아니라, 화훼농가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플라스틱 꽃 수입량은 2019년 2318톤, 2020년 2092톤에 달했고, 올 8월말까지 수입된 물량도 1488톤이어서 연말까지 2000톤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플라스틱 꽃은 성묘에 많이 쓰인다. 조화는 보존기간이 길고 가격이 저렴해 대부분의 성묘객이 구입하면서, 명절만 되면 전국 묘지는 성묘객이 가져다 놓은 플라스틱 꽃으로 넘쳐나는 것이다. 이로 인한 폐기물 처리 비용 및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따라서 생태적 차원에서도 인조식물의 수요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혁신 자선단체 네스타 챌린지의 플라스틱 및 재활용 전문가인 콘스탄스 아게만은 "우리 삶에서 플라스틱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며 플라스틱 꽃의 인기에 경각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식물성 소재'로 바꾼다

대한항공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기내식 용기를 도입한다.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비목재 식물성 원료로 제작된 기내식 용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젊어지는 삼성전자'...30대 상무·40대 부사장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24명 많은 161명에 대한 임원승진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와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는 게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오폐수 무단방류로 고발

포스코이앤씨가 오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광명시로부터 고발당했다.경기도 광명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원광명지하차도 터파기 과정에

기후/환경

+

1만2000년만에 분화한 화산...연기 14km까지 치솟아

에티오피아 북동부에 위치한 하일리 굽비 화산(Hayli Gubbi volcano)이 약 1만2000년 만에 처음으로 분화했다고 24일(현지시간)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

"초미세먼지 줄여라"…정부,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출력제한 조치

온화한 날씨로 인해 올겨울 초미세먼지(PM2.5)가 지난해보다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발전소 최대 17기

탄소배출권 사서 메우자?...배출권 의존기업 탄소감축 '제자리'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확대보다 기업의 직접 감축 노력이 우선이라는 국제보고서가 공개되며 상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대한상의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 모집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재생에너지 활용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연수는 오는 12월 10일~

'한전이 재생에너지 확대 가로막아..."권한집중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국전력공사(한전) 중심의 전력계통 구조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고 있어, 전력망 계획·접속권한을 독립기관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