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먹기 겁난다"...농작물 뿌리로 '미세플라스틱' 흡수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7 17:17:59
  • -
  • +
  • 인쇄
국내연구진, 미세플라스틱 토양오염 처음 밝혀내
"농산물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오염도 조사해야"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밭고랑마다 묻어놓는 검은비닐에서 배출된 초미세플라스틱이 농작물 뿌리로 흡수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밝혀졌다.

안전성평가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원, 포항공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과 중금속 등으로 복합 오염된 토양에서는 뿌리를 통해 더욱 잘게 쪼개진 2차 미세플라스틱이 흡수될 수 있고, 중금속 흡수량도 15%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동안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이나 담수를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땅에 매립된 비닐이나 폐기물로 인해 토양도 오염시킨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진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크기 이하의 합성 고분자화합물로, 생성방법에 따라 1차 미세플라스틱과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사용과정이나 버려진 이후 미세화된 플라스틱 파편을 말한다. 크기가 100나노미터(nm) 이하인 경우는 초미세플라스틱으로 분류한다. 

현재 농작물 재배에 사용되는 비닐로 인해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연간 70만톤이 넘는다. 이렇게 땅에 묻혀있는 비닐들은 비와 햇볕 등으로 풍화되면서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 상태로 토양으로 흡수되는 것이다. 토양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은 농작물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17일 안전성평가연구소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지금까지 미세플라스틱이 해양과 담수 등 수자원에 유해하다는 사실은 잘 규명돼 있지만 토양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매우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논문 주저자인 안전성평가연구소 윤학원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유통되고 있는 농산물에 대한 초미세플라스틱 흡수와 오염도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 전처리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농작물 내 초미세플라스틱 흡수 및 전이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고안되지 않아 이에 대한 연구를 계속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올 10월 영국왕립화학회 소속 국제SCI저널 'Environmental Science: Nano'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개인정보 유출' 쿠팡 수천억 과징금 맞나...SKT 사례보니

쿠팡이 3370만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로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생겼다.2023년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법 위

기후/환경

+

올해 모기 개체수 28%나 줄었다...이유는?

올해 우리나라 모기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28%나 줄었다. 원인은 모기도 견디기 힘들만큼 폭염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질병관리청은 모기 발생시

동남아 홍수·산사태로 1100여명 희생...원인은 '기후변화·난개발'

우기에 접어든 동남아시아가 역대급 폭우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현재까지 1100명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고, 앞으로 희생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2

英, 모잠비크 가스전 11.5억달러 지원 철회...기후위기 위험 때문?

영국이 11억5000만달러, 우리돈 약 1조6876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모잠비크 천연가스 프로젝트 지원금을 철회했다. 1일(현지시간) 피터 카일 영국 기업부

남극 오존층 구멍이 작아지고 있다...6년來 최저 크기

남극 오존층 구멍이 최근 6년 내에 가장 작게 형성됐다.1일(현지시간) 유럽의 지구관측프로그램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올해 남극 오존

[날씨] 칼바람에 한반도 '꽁꽁'...3일 체감온도 -12℃로 '뚝'

2일 한반도로 유입된 북서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급속하게 떨어지면서 최강한파가 찾아오겠다.이날 아침 중국 북부에서 확장된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탄소제도 공유하는 국제연합 출범..."각국 운영경험 교류협력 기구"

전세계 규제기반 탄소시장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연합체가 공식 출범했다.1일(현지시간) 미국 E&E뉴스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