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기후위기 허위정보 게시물 '방치'..."규제가 해답"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5 13:48:45
  • -
  • +
  • 인쇄
우익세력, 매일 81.8만개 허위게시물 유포


기후에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무서운 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독립감시단체 리얼페이스북감독위원회(Real Facebook Oversight Board)와 환경비영리단체 스톱펀딩히트(Stop Funding Heat)가 195개 이상의 페이스북 페이지 및 그룹의 데이터 세트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를 경시하거나 부인하는 게시물이 약 81만8000건 발견됐다. 이런 게시물의 조회건수는 하루에 136만건에 달했다. 게시물 건당 상호작용은 지난 한해만 76.7% 증가했다.

이 연구는 페이스북의 분석도구인 크라우드탱글(CrowdTangle)을 사용해 잘못된 기후정보를 배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195페이지를 분석했다. 이 중 41개 그룹은 단일 이슈그룹으로 간주됐다. 해당 그룹들은 "기후변화는 자연스러운 것" "기후변화는 쓰레기" "기후 현실주의" 등 주로 기후변화 자체를 부인하고 입법을 통해 기후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인들을 조롱하는 밈을 공유했다. '단일이슈'가 아닌 그룹에는 기후위기에 대해 오도된 기사와 잘못된 정보를 게시한 우익 정치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과 같은 인물들의 페이지가 포함됐다.

숀 부찬 스톱펀딩히트 연구협력 관리자는 "기후에 대한 오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 속도로 증가할 경우 현실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페이스북의 대변인은 이 보고서의 모든 게시물이 허위정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며 해당 연구의 방법론을 문제삼았다. 그는 "우리는 플랫폼에서 기후 오보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따라서 허위나 오도된 정보라고 평가한 모든 것의 배포를 줄이고 광고도 거절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기후정보를 표시하고 사용자에게 신뢰높은 기후위기 데이터를 보유한 기후변화과학센터를 사용자에게 안내하는 등 잘못된 정보 확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일 닉 클레그 페이스북 글로벌 담당 부사장은 기후센터가 더 많은 국가 및 정보를 포함하도록 확장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전에도 페이스북은 플랫폼 내 잘못된 기후정보의 확산 문제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5월 비영리 진보단체인 아바즈(Avaaz)는 미국에서 불과 60일 만에 약 2500만건의 기후과학 및 재생에너지 관련 오보가 조회됐다는 사실을 폭로한 적도 있다.

기후변화 및 기타 문제에 관한 페이스북의 잘못된 정보는 대부분 소수의 출처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년동안 기후위기를 부인한 6983개 이상의 기사를 포함해, 페이스북의 디지털 기후변화 부정 콘텐츠의 69%를 단 10명의 게시자가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이 보고된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오보의 78%가 단 7페이지에서 나왔으며, 이는 이미 1년 전에도 보고된 것이다. 그리고 당시 페이스북은 해당 페이지들을 삭제하길 거부한 바 있다.

숀 부찬은 페이스북이 전세계적으로 콘텐츠를 관리하는 방식이 불공평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전 직원이었던 프랜시스 하우겐은 최근 페이스북 사용자의 9%만이 영어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오보 관련 지출 87%가 영어 콘텐츠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부찬은 "이는 매우 높은 비율이며,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분석하며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을 돌보지 않으면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활동가들은 미국 및 영국, 유럽(EU) 의회에 현재 페이스북이 잘못된 기후정보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페이스북의 막강한 권력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구진은 "해당 자료는 페이스북의 실태가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목적과 상충될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 세계에서 가장 큰 허위 기후정보 제공업체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얼 페이스북 감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페이스북은 스스로를 단속할 수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기후관련 허위정보의 위험한 확산을 포함해 페이스북의 모든 활동에 대한 실질적이고 독립적이며 투명한 외부 감시 및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