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 2030년까지 45% 탄소감축 못하면 "2.7℃까지 상승"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0 15: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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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 각국 2030년 감축계획(NDC) 기반으로 분석
"2050 넷제로 하려면 2030 NDC계획도 합의해야"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기후정상회담에서 각국 정부가 탄소감축 공약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는 파리기후협약에서 정한 한계온도를 훨씬 초과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기후분석연합인 CAT(Climate Action Tracker)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에서 각 국가들이 제시한 목표에 근거했을 때 이번 세기말에 이르면 지구 평균온도가 2.7℃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COP26 회담이 목표하는 1.5℃ 상한선과 파리협정의 상한선인 2℃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연구진들은 지구가 임계온도 1.5℃를 초과하면 돌이킬 수 없는 기후재난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을 비롯해 가뭄, 홍수, 폭염, 폭풍 등 극단적인 이상기후로 전세계가 극심한 피해를 입을 것이으로 예측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주 발표된 연구와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주에는 세계 3위 탄소배출국 인도의 2070 넷제로 계획 등 이번 회담에서 각국이 발표한 공약을 기반으로 분석하면 지구 상승온도가 1.8~1.9℃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CAT(Climate Action Tracker)가 각 국가들이 제시한 2030년까지 탄소감축 목표를 기반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이같은 차이가 났다. 즉, 앞으로 10년간 각 국가들이 제시한대로 탄소감축을 했을 경우에 2030년까지 온도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각국이 내세운 탄소배출 공약과 실제 계획이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은 1.5℃ 유지에 필요한 감축과 정부가 제시하는 감축 방안 사이의 배출격차를 분석했다. 그 결과, IEA와 멜버른의 추정처럼, 각국이 내놓은 공약은 장기간에 걸쳐 완전히 이행돼야 효력이 발생한다는 맹점을 찾았다. CAT 분석에 따르면 현재 이뤄지는 정책과 조치를 고려할 경우, 지구기온은 2.7℃까지 상승한다.

CAT 후원기관 중 하나인 기후분석(Climate Analytics)의 빌 헤어 CEO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들은 1.5℃ 제한이 확실한 것마냥 내세우려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1.5℃에 맞춘 2030년의 단기목표의 필요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에 따르면 멜버른대학과 국제에너지기구가 지난주 발표한 평가들은 모두 장기목표에 근거해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헤어 CEO는 특히 브라질, 호주, 러시아를 가리키며 "이 국가들이 제시한 대부분의 장기목표들은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들 계획대로라면 2050년 넷제로에 도달하는 일은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각국이 장기적인 넷제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단기적인 대책을 통해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참여한 197개국들은 세기중반에 넷제로에 도달하자는 장기목표와 '2030년 탄소배출 감축목표'(NDCs)라는 단기목표를 세운 바 있다.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국가 가운데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2050 넷제로' 목표를 수립했지만 세계 2위 탄소배출국 중국은 2060년, 3위 배출국 인도는 2070년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향후 20년에 대한 탄소감축 계획인 NDC 일정은 각국이 저마다 들쭉날쭉하고 있다. 이에 지난주 COP26 회담에서는 NDC를 매년 개정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국가와 현재처럼 5년단위로 개정해야 한다는 국가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또 배출량 모니터링 방안과 빈민국에 대한 기후재정을 놓고도 갈등을 빚었다.

CAT 연구진들은 NDC를 5년 단위로 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구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유지되려면 1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한 45% 감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후는 대기중의 누적 탄소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향후 20년간 배출량이 감축되지 않을 경우 넷제로에 도달하더라도 지구기온은 1.5℃ 한계를 초과할 수 있다.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전무는 이번 보고서 결과에 "충격적"이라고 평하며 "회담이 막을 내리는 주말까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각 국가들이 이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찾을 때까지 글래스고를 떠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COP26 대변인은 "1.5℃를 유지할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여전히 ​​희망이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보고서에서 분명히 알 수 있듯이, COP26 첫주에 큰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에드워드 밀리밴드 영국 전 노동당 대표는 "COP26는 1.5℃ 유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기간인 2030년까지 어떤 구체적인 약속을 이행할 것인가를 확인하는 자리"라며 이번 보고서는 정부의 그린워싱 시도를 저지하는 중요한 현실 점검이라고 시사했다.

아드리안 램지 녹색당 공동대표도 "이번 보고서는 향후 10년동안의 조치가 매우 중요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실질적인 정책이 없는 목표와 약속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기술들은 아무 가치도 없는데, 대부분의 세계지도자들은 운전대를 잡고 자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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