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젊어진 재계'...ESG 경영에 빠졌다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12-31 15: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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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대전환의 시대-2022] ①재계의 키워드
달라진 소비자들, 재계도 대전환을 위한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벌어진지 2년째인 2021년. 재계의 핵심키워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세대교체'였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급부상한 ESG경영 그리고 연말 인사에서 나타난 세대교체 등이 업종을 불문하고 당분간 가장 큰 화두가 될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와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한 ESG 투자열풍이 불면서 국내 기업들 역시 변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한 것이다.

또 빠르게 변하는 사업환경, 과거와 달리 '가치소비' 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등장, 이로 인한 소비시장의 변화 등에 기업들은 세대교체로 대응하고 있다. 언택트나 MZ세대 등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해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외면하면 생존 어려워"···ESG경영 열풍

ESG경영은 올들어 글로벌 투자의 대세가 되면서 기업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이 됐다. 이에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는 기업들이 줄을 이었고, 다들 '우리가 할 수 있는 ESG가 무엇인지 찾기'에 주력했다.

국내 기업집단 중 ESG경영에 가장 앞서있는 곳으로 꼽히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모든 계열사들이 ESG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화학관련 계열사들은 '플라스틱 재활용'을 중심으로 '탈플라스틱'을 위한 순환경제 모델을 만드는 중이다. 에너지 계열사들은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청정 수소연료 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텔레콤 등 IT 계열사들 역시 IT기술을 이용해 친환경 그리고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사업모델을 구축중이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탄소발자국 인증' 등 ESG와 준법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3월 주총에서 이사회 내부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ESG 관련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했다. LG그룹 역시 상장사 이사회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고 감사위원회 권한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국내 거의 모든 대기업들이 ESG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ESG경영이 단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의 선택에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투자사들은 ESG를 외면하는 기업들로부터 손을 떼는 추세이고, 이에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ESG경영 체제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왼쪽부터)


◇ 총수부터 임원까지···재계가 젊어졌다

올초부터 연말까지 재계를 관통한 또 하나의 이슈는 '세대교체'다. 일부 그룹은 총수가 바뀌었고, 많은 기업들이 젊은 임원들을 발탁했다. 재계가 젊어진 것이다.

현대가 3세인 정의선 회장은 올해 3월 회장직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21년만에 총수가 바뀐 것이다. 농심도 비슷한 즈음에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각 기업들의 연말 임원 인사에서는 30·40대 임원들이 대거 등장했다. 인사에 앞서 제도를 개편하며 세대교체를 예고했던 삼성전자는 40대 부사장과 30대 상무를 각각 8명, 4명 배출했다. 가장 젊은 나이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사람은 올해 45세(1976년생)인 김찬우 세트부문 삼성리서치 스피치 프로세싱 랩(Lab)장이다. 이전까지 가장 나이가 적었던 부사장은 51세였는데 김 부사장은 이보다 6살이나 어리다.

현대차그룹도 203명의 신규임원을 선임했는데 3명 중 1명이 40대다. LG그룹도 신규 임원 132명 중 40대가 82명으로 3분의 2 수준이다.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말 41%에서 올해말 52%로 절반을 넘었다.

SK그룹 역시 신규 선임 임원의 평균 연령이 만 48.5세다. SK하이닉스에서 이번에 승진한 노종원 사업총괄 사장은 1975년생 46세로, SK그룹 역대 3번째 40대 사장이 됐다. 이밖에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그룹, GS그룹 등 역시 40대 임원 승진이 늘었다.

최근 사업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세대교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차세대 반도체,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4차 산업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이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미래기술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했다는 것이다.

또 가치 및 주관적인 소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들이 소비 주도권을 잡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기업의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면서 이에 맞춰 국내 재계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세대교체라고 하면 단순히 신성장동력 찾기 정도를 위한 수준이었다면 올해에는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ESG경영, MZ세대, 기후위기, 미래 기술 선도 등이 올해 재계 인사 세대교체의 핵심 키워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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