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코딩방식 바꾸면...전력소모 99% 절감할 수 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3-30 14:17:50
  • -
  • +
  • 인쇄
비트코인 코딩방식, PoW에서 PoS로 전환해야
이더리움은 올 2분기 이내에 PoS로 전환 예정


비트코인의 코딩방식을 바꾸면 채굴시 소모되는 전력을 99%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의 비영리 환경시민단체 환경워킹그룹(EWG),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등은 '기후가 아니라 코딩을 바꾸자'(Change the Code Not the Climate)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모든 거래내역을 암호화된 정보로 공유하도록 돕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투명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보장하는 디지털 자산이다. 암호화폐를 얻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거래소에서 직접 구입하는 방법,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받는 방법, 새로운 비트코인을 '채굴'(mining)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여기서 '채굴'은 모든 사람의 장부에 거래 기록을 추가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기본적으로 암호화폐는 '탈중앙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채굴'을 통해 은행의 역할을 대신해 거래 장부를 관리할 '관리자'가 필요하다. 사용자가 많아지고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암호화해서 기록해야 하는 정보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채굴'을 한 사람에게 확률적으로 일정량의 암호화폐가 보상으로 지급된다. 노역을 들여 확률적으로 보상을 얻어내는 과정이 금광에서 금을 캐내는 과정과 비슷해 여기 빗댄 표현이 굳어진 것이다.

문제는 채굴 과정이 엄청난 연산능력을 필요로 하고, 이를 수행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가동시키려면 막대한 양의 전기가 소모된다는 점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에 따르면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전력소비량은 136.79테라와트시(TWh)로 스웨덴의 연간 전력생산량을 넘는다. 특히 2021년 중국이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자 채굴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지난해 8월 미국의 탄소배출량이 2020년 평균치를 17%나 웃도는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암호화폐 채굴은 화석연료 사용을 부추기기까지 한다.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채굴기업 스트롱홀드 디지털 마이닝(stronghold Digital Mining)은 1억5000만달러(약 1817억원)를 들여 1800대의 컴퓨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발전소를 열었다. 그런데 해당 발전소는 동력원으로 연간 60만톤에 달하는 값싼 석탄 폐기물을 연소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환경단체들이 암호화폐 채굴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는 간과할 수 없다고 나선 것이다. '기후가 아니라 코딩을 바꾸자' 캠페이너들은 비트코인의 코딩을 변경해 채굴방식을 전환하기만 해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채굴방식을 '작업증명'(Proof of Work·PoW)에서 '지분증명'(Proof of Stake·PoS)으로 전환하면 전력소모량을 99.95%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올 2분기 이내에 PoS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비트코인은 PoW 방식을 사용한다. PoW는 작업량이 많다고 증명한 사람에게 채굴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암호화를 위한 알고리즘은 답이 정해져있고, 답에 이르기 위한 수식은 무궁무진하다. 수식을 맞춘 사람에게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누구보다 빠르게 많은 입력값을 넣을 수 있는 기계가 필요하고, 이로 인한 전력소요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니까 비트코인은 전력을 소모해 환경을 파괴할수록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것이다.

반면 PoS 방식은 암호화폐의 보유량에 따라 관리자 역할을 맡을 확률이 높아진다. 누가 얼마나 빨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푸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갑에 얼마나 많은 암호화폐가 들어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PoS 방식은 별도의 채굴기가 필요없고, 암호화폐를 보유한 누구나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기만 한다면 채굴에 참여할 수 있다.

'기후가 아니라 코딩을 바꾸자' 캠페인의 책임자 마이클 브룬(Michael Brune)은 "현재 업계 주요 인사 및 기업 12곳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비트코인 관련 사업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준수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리플코인 공동창업자 크리스 라슨(Chris Larsen) 역시 "이더리움이 PoS 기반 네트워크로 전환하면 비트코인은 외톨이가 된다"면서 "비트코인이 환경 친화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투자자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의 비트코인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셀트리온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친환경 포장재 71% 전환

셀트리온은 지속가능한 경영 활동 및 성과를 담은 '셀트리온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4-2025'를 27일 발간했다.셀트리온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

넷마블, CSRD 반영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넷마블이 재생에너지 도입, 기술혁신 및 연구개발, 정보보안 등 ESG 경영 주요 성과를 공개했다.넷마블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과 지

배출권 구매하고 온실가스 감축?...소송 당하는 기업들 급증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온실가스를 상쇄했다고 주장한 기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기후소송이 그만큼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런던정경대(LSE

엔씨, 탄소배출량 절반으로 감축…'ESG 플레이북 2024' 발간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전년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했다.엔씨소프트가 지난해 ESG 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ESG 플레이북(PLAY

우리금융, 다문화 장학생 1000명 대상 18.9억 장학금 지원

우리금융이 올해 다문화 장학생 1000명을 선발하고, 18억9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우리금융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다문화 장학사

계면활성제 대체제 나오나...LG전자 '유리파우더' 실증 나선다

LG전자가 세탁세제 원료인 계면활성제를 대체할 수 있는 기능성 신소재 유리파우더 '미네랄 워시(Mineral Wash)'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증에 나선다.LG

기후/환경

+

덴마크가 의장국 되는 EU...'그린딜' 후퇴 제동 걸리나?

덴마크가 오는 7월부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에 오르며, 자국의 기후정책을 농업 분야까지 확대시키려는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환경규제

경기도, 전국 최초 '기후격차 해소 기본조례' 제정

경기도가 기후위기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기후격차 해소에 관한 기본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했다.경기도는 기후격차 등

[주말날씨] 대부분 지역에 '비'...'후텁지근' 체감온도 30℃ 이상

이번 주말에는 장맛비가 전국적으로 오라가락한다. 남부 내륙은 30℃를 웃도는 무더위가 덮치겠다.토요일인 28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대부분

챗GPT로 학교숙제?..."원자력으로 계산기만 쓰는 격"

인공지능(AI)의 탄소배출량이 모델 및 질문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 수준에 따라 최대 6배, AI 모델 수준에 따라서는 최대 50배까지도

배출권 구매하고 온실가스 감축?...소송 당하는 기업들 급증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온실가스를 상쇄했다고 주장한 기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기후소송이 그만큼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런던정경대(LSE

"대구가 작아졌다"…1990년대 이후 몸집 절반 줄어든 이유

1990년대 이후 대구의 몸길이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이유가 인간의 포획활동을 회피하기 위한 유전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간이 몸집이 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