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식용곤충으로 '고기향 조미료' 개발에 성공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8-26 11:35:40
  • -
  • +
  • 인쇄
원광대 조인희 교수팀, 갈색거저리 애벌레 분말 이용
▲갈색거저리 애벌레 (사진=연합뉴스)


국내 연구진이 미래 단백질 공급원 식용곤충을 고기향이 나는 조미료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광대 식품생명공학과 조인희 교수팀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2년 미국 화학회 가을 학회(ACS Fall 2022)에서 식용 곤충인 갈색거저리 애벌레(mealworms : Tenebrio molitor Larvae)의 분말을 설탕과 함께 조리해 고기향을 지닌 점액질 액상 조미료 소재로 만들었다고 25일 밝혔다.

지금까지 애벌레 등의 곤충은 애완동물의 간식이나 낚시의 미끼로 사용됐다. 하지만 소나 돼지 등 가축을 사육하는데 글로벌 메탄가스의 3분의 1이 배출돼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메탄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최대 84배에 달한다. 이에 친환경적인 식용곤충이 미래 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조 교수는 "최근 동물 단백질 생산비용 증가와 환경 문제 등으로 식용 곤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곤충은 고기만큼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무기질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곤충은 혐오스러운 외관과 특이한 냄새 등으로 세계적으로 아직 거부감이 높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몇몇 식당들이 소비자에게 곤충으로 만든 음식을 판매하고 있지만 각광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우선 냄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갈색거저리의 알, 유충, 번데기, 성충에 어떤 냄새를 내는 휘발성 탄화수소가 포함돼 있는지 조사했다. 또한 애벌레를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할 때 나는 향과 향의 성분물질 등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애벌레를 굽거나 튀길 때는 육류나 해산물을 요리할 때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한 냄새 물질인 피라진과 알코올, 알데하이드 등 화합물이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애벌레 분말과 설탕을 여러 비율로 조리해 다양한 맛과 향의 휘발성 화합물 98가지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고기향'처럼 소비자 선호도에 높은 10가지 반응 향(reaction flavors)을 선별했다.

조 교수는 "단백질과 설탕을 함께 가열할 때 일어나는 화학반응인 메일라드(Maillard) 반응, 캐러멜화 반응, 지방산 산화 등을 통해 고기 향과 고소한 맛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연구는 식용곤충으로 고기 향이 나는 조미 소재를 개발한 것"이라며 "이 기술을 통해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소고기 육수 향'을 재현하면서 가격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이 있는 조미료 소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고기향이 나는 곤충 조미료를 통해 식용곤충에 대한 혐오감을 줄일 수 있길 바란다"며 "이 연구가 식품산업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국내 식용곤충 산업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간] ESG 전략 마스터 클래스: 실전 가이드

전략(S)–공시(D)–성과(P)를 연결하는 ESG 설계 기준서가 출간됐다. 이 책은 ESG 전략이 의무공시 체계에 부합하고 기업가치 제고의 실질적 도구로

KCC·효성중공업 건설PU '콘크리트 탄산화' 억제해 건물 부식 예방한다

응용소재화학기업 KCC가 효성중공업 건설PU와 손잡고 콘크리트 건축물의 탄산화를 억제해 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융복합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29일

HD현대오일뱅크, 폐수 처리비 450억 아끼려다 1761억 과징금 '철퇴'

환경부가 특정수질유해물질인 페놀이 함유된 폐수를 불법적으로 배출한 HD현대오일뱅크에 대해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재발의된 '기업인권환경실사법'에 기후실사도 의무화해야"

올 6월 재발의된 '기업인권환경실사법'에 기후대응 관련조항이 빠져있어, 이를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인권환경실사법'은 기업의 인권과 환

아워홈, 실온에서 분해되는 ‘자연생분해성 봉투’ 2종 개발

아워홈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친환경 제품 2종을 개발해 전국 단체급식, 외식 매장에 도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친환경 제품은 자연생분

남양유업 ‘찾아가는 친환경 교실’ 참가 초등학생 1000명 모집

남양유업은 서울·경기권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친환경 교실' 하반기 교육신청을 오는 9월 9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다고 28일 밝

기후/환경

+

똑같은 가뭄인데 속초는 괜찮고 강릉은 물부족...왜?

강릉은 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제한급수를 할 정도로 심각한 물부족을 겪고 있는 반면 인근 속초는 안정적인 급수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극명한 대조

올해 '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이중 고기압에 평균기온 25.7℃

올해 한반도는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했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에 의해 겹겹이 쌓여있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역

수십년 키운 포도밭 한순간 '잿더미'...11일째 산불에 美와인 '위기'

산불로 수십년 공들여 키운 포도밭이 한순간 잿더미가 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1일 캘리포니아주 산림화재보호국(Cal

올여름 국내 온열질환자 4200명…'사람잡는 더위' 언제까지?

8월 마지막까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올여름 국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수가 4200명을 넘어섰다. 9월에도 한동안 낮 최고기온이 30℃로 이어질 것으로

가뭄에 '재난사태' 선포된 강릉...생수지원에 전국 소방차까지 동원

강릉 시민들의 식수공급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5% 밑으로 떨어지자, 정부가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가용한 국가자원을 모두 동원해서 가뭄극복

[날씨] 2일까지 천둥·번개 '요란한 비'...가뭄 겪는 강릉은 '찔끔'

9월 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 또는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이 비는 2일까지 이어지겠다.중부 지방의 비는 1일 밤에 그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