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EEFA의 일침...한전 눈덩이 적자 "화석연료 집착 때문"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3 11:15:51
  • -
  • +
  • 인쇄
한전 이익률, 화석연료 가격에 의해 좌우
한전 신용등급 '재무리스크' 과소 평가돼

한국전력이 30조원이 넘는 적자를 빚는 요인은 '화석연료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는 분석이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13일(현지시간) '한전의 청정에너지 전환이 위태롭다'(KEPCO’s Clean Energy Transition Hangs in the Balance)는 보고서를 통해 "한전이 재무위기를 마주하게 된 근원이 한전의 화석연료에 대한 오랜 집착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한전 재무위기의 근본적 원인과 한전 채권 투자자들에게 닥칠 잠재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한전의 에너지 전환 계획에 의문을 던졌다. 보고서를 집필한 IEEFA의 헤이즐 제임스 일랑고(Hazel James Ilango)는 "화력발전이 한전의 발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연료비가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되지 않는 구조를 감안했을 때 가격 변동성이 크고 비싼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노출이 지난 10년 동안 한전의 수익을 악화시킨 주범"이라고 분석했다.

▲변동성이 큰 화석연료(석탄 및 LNG) 가격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한전의 이익률


또 보고서는 한전이 단기 수익성과 사업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지속적으로 석탄과 가스발전에 의존해 청정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지 못한 것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한전이 화력발전이 경영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대응은 없었다"며 "에너지믹스를 바꾼다거나 사업전략을 선회하는 등 즉각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전은 채무를 이행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음에도 계속해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정부의 구제금융을 과도하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전의 신용등급은 이런 재무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실제로 한전의 자체 신용등급은 '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강등됐지만, 장기 신용등급은 한전에 대한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 가능성을 근거로 6~8단계 더 높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채권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한전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IEEFA는 결국 투자자들이 화석연료로 인해 재무위기를 맞닥뜨린 한전에 자금을 제공하며 한전의 막대한 탄소배출과 에너지전환 실패에 기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전 전체 자본지출 대비 미미한 재생에너지 투자 비중 (자료=기후솔루션)


한전이 녹색채권을 계속 늘려가고 있음에도 일반 채권에 비하면 녹색채권 발행액은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청정 재생에너지가 아닌 또다른 화석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가 향후 발전믹스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녹색채권은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보고서는 한전이 검증되지 않은 블루수소와 같은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대목에서도 우려를 표했다. 경영진과 이사진을 비롯한 한전 전반 거버넌스의 탈탄소 역량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CCS·Carbon Capture and Storage)해 탄소배출을 줄인 수소다. 하지만 지금 전세계적으로 CCS 기술은 아직 성공률이 높지 않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한가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한전은 정부의 개입을 당연시해온 결과 화석연료에 대한 노출을 줄이려는 조치를 적극 취하지 않았다"며 "정부, 국회를 비롯한 정책결정자들은 한전에 2030년 석탄퇴출 목표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조건을 명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