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무서운 화석연료…폭염 사망률 68% 급증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27 08:50:02
  • -
  • +
  • 인쇄
기후변화로 기아인구 年9800만명 증가
대기오염·전염병에 정신질환까지 심각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온상승과 직접 연관된 폭염 사망률이 2000년대 들어 68%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연구공동체 '란셋 카운트다운'(Lancet Countdown)이 25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 '화석연료에 휘둘리는 건강'(Health at the Mercy of Fossil Fuels)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쌀과 옥수수의 성장기간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한 기아인구는 2020년 기준 약 9800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란셋 카운트다운은 기후변화가 공공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매년 국제 의학권위지 '란셋'(The Lancet)에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세계보건기구(WHO), 세계기상기구(WMO), 세계은행(WB) 등 51개 기관과 99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것으로, 란셋 카운트다운의 7번째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앞두고 공개된 것으로,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이 불러온 기후변화가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물가상승으로 이미 한계에 다다른 세계인들의 건강피해를 전체적으로 한층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게 골자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쌀과 옥수수의 성장기간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한 기아인구는 2020년 9800만여명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또 1985년~2021년 자료를 2012년~2021년 자료와 비교했을 때 갓난아이들이 경험한 폭염 일수는 4.6일 더 많았다. 2000년~2004년과 2017년~2021년 자료를 비교했을 때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68% 증가했다. 65세 이상 노령인구 가운데 사망자 증가폭은 74%로 더 높았다.

란셋 카운트다운 상임이사 마리나 로마넬로(Marina Romanello) 박사는 "이번 보고서는 우리가 중대한 시점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세계가 지속적으로 화석연료에 의존하면서 다중 글로벌 위기로 인한 건강위협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기후변화가 전세계적으로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석연료 시장의 변동성에 취약한 일반 가구들이 에너지 빈곤, 그리고 위험 수준의 대기오염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대기오염도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화석연료 사용중에 공기중으로 방출된 미세한 오염물질들로 2020년 한해에만 120만명이 사망했다. 폭염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들면서 국내총생산(GDP)이 5.4% 하락한 인도는 공공보건 기반이 더욱 취약해지면서 33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했다.

기후변화로 기온, 강수량 등이 변화하면서 사람들은 질병에도 취약해지고 있다. 1950년대에 비해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뎅기열, 지쿤구니야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 감염률은 모두 12%가량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서 뎅기열 감염률은 64% 증가했다. 정신질환도 증가세다. 일례로 2020년 호주 남동부에서 유례없는 규모로 2400만㏊를 할퀴고 가면서 450명의 사망자를 낸 '검은 여름' 들불로 4만7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들불 진압에 나선 자원봉사자와 긴급구호인력은 각각 4.6%와 5.5%의 비율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르네 살라스(Renee N. Salas) 박사는 "화석연료를 태울수록 보건위기가 가중되고 있고, 이 때문에 내가 응급실에서 환자를 볼 때쯤이면 더는 손볼 수 없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처럼 내 환자들이 개개인의 습관이 아닌 물리적 환경으로 고통받고 있는 와중에 화석연료 기업들은 기록적인 수익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케드렌보건소의 제리 에이브러햄(Jerry Abraham) 수석 백신 전문의는 "이번 보고서는 전세계적인 보건위기에 화석연료산업이 가한 피해를 강조하고 있다"며 "화석연료산업에 대해 '적'이라는 표현이 지나칠 수 있지만,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에 와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아름다운가게, 설 앞두고 소외이웃에 '나눔보따리' 배달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는 설 명절을 앞두고 소외이웃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는 나눔캠페인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를 7~8일 이틀간 진행했다고 9일 밝

국가녹색기술연구소 5대 소장에 '오대균 박사' 임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 제5대 소장으로 오대균 박사가 5일 임명됐다. 이에 따라 오 신임 소장은 오는 2029년 2월 4일까지

기초지자체 69% '얼치기' 탄소계획...벼락감축이거나 눈속임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국가가 정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 40% 이상의 목표를 수립한 곳은 23곳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기초지자체

스프링클러가 없었다...SPC 시화공장 화재로 또 '도마위'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의무 설치대상이 아니었다. 옥내 설치된 소화전만으로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을 끄기는 역부족이었다.

"AI는 새로운 기후리스크...올해 글로벌 ESG경영의 화두"

AI 확산이 가져다주는 기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ESG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중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양산 돌입..."고로보다 탄소배출량 20% 저감"

현대제철이 기존 자사 고로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기후/환경

+

잦은 홍수에 위험해진 지역...英 '기후 피난민' 첫 지원

홍수 피해가 잦은 지역 주민들에게 구호금을 반복 지원하는 대신 '기후 피난민'들의 이주를 지원해주는 사례가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다.9일(현지시간)

서울시 '대형건물 에너지 등급제' 저조한 참여에 '속앓이'

서울시가 대형 건물의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에너지 신고·등급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참여도가 낮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속을 끓이

기상청 '바람·햇빛' 분석자료 공개…"재생에너지 보급확대 지원"

기상청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바람·햇빛 분석정보를 민간에 공개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지원에 나선다.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형 수치예보모

북극 항로 선박 운항 급증...빙하 녹이는 오염물질 배출도 급증

지구온난화 탓에 열린 북극 항로로 선박 운항이 늘어나면서 이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빙하를 더 빠르게 녹이고 있다는 지적이다.10일(현지시간)

'살 파먹는 구더기' 기후변화로 美로 북상...인체 감염시 '끔찍'

중남미 지역에 서식하는 '살 파먹는 구더기'가 기후변화로 미국 남부로 확산되고 있어,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는 '살 파먹는 구더

"자연 파괴하면서 성장하는 경제모델 지속하면 안돼"

국내총생산(GDP)을 중심으로 한 성장 지표가 환경파괴와 기후위기 실상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현재 세계 경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